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84371224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3-03-15
책 소개
목차
1. 게임을 하시겠습니까? / 11
2. 테스트 / 21
3. 정말 들어가시겠습니까? / 29
4. 안전빵이냐 올인이냐 / 41
5. 게임 시작 / 54
6. 왕의 모든 말들 / 71
7. 페어 게임 / 88
8. 강경책 / 102
9. 게임에 패하다 / 120
10. 해저드 / 138
11. 게임의 이름 / 158
12. 게임의 실체 / 172
13. 마인드 게임 / 188
14. 백곰 효과 / 205
15. 정말로 그만두시겠습니까? / 217
16. 누가 누구 역할을 하고 있나? / 237
17. 반격 / 254
18. 정말 다시 하시겠습니까? / 263
19. 인사이드 맨 / 275
20. 페이백 / 287
21. 최종 게임 / 299
22. 휴식을 위한 행위 / 319
리뷰
책속에서
쥐구멍에도 볕 뜰 날은 있나 보다.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손에 쥔 핸드폰을 이리저리 들여다보았다. 조그맣고 날렵한 폰이었다. 손바닥보다도 작았다. 고급 메탈 케이스 뒷면에는 작은 카메라 렌즈가 달려 있었다. 핸드폰 상단 모서리에 큼직한 검정색 클립이 붙어 있었다. 옷가지에 고정시키기 위한 용도인 것 같았으나 작고 심플한 디자인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클립을 떼어버리려는 데 갑자기 화면에 불이 들어왔다.
게임을 하시겠습니까?
질문 밑에는‘예’와 ‘아니요’를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있었다. 순간 깜짝 놀라 움찔했다. 숙취로 정신이 없어 핸드폰 전원이 켜져 있는 것도 몰랐었나 보다. 당혹스럽고 민망했다. 일단‘아니요’를 누르고 메뉴를 찾아보았다. 재수가 좋으면 원래 주인이 분실 신고를 하기 전에 며칠 정도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아니요’를 눌렀지만 시작 메뉴는 나타나지 않고 계속 똑같은 질문만 떴다. 몇 번을 ‘아니요’를 눌렀는지 모르겠다.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화면은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렸다. 열차 출입문과 아스팔트가 나타나고 잠시 후 몹시 흔들리는 계단과 뢰르스트란스 거리의 일부도 보였다. 뒤이어 전체 장면들이 처음부터 다시 재생되었다. 이번에는 측면에서 녹화된 영상이었는데 조금 전보다 초점도 잘 맞고 덜 흔들렸다. 우산을 훔쳐 열차에서 뛰어내리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찍은 각도로 볼 때 섹시녀 아니면 삼십대 남자들 중 하나가 카메라를 들이댄 것 같았다. 우산을 빼앗긴 남자의 얼빠진 표정은 압권이었다.
영상을 다시 한 번 돌려보았다. 마치 현장에 있는 듯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 십대 소녀들의 놀란 눈, 옆자리 알코올중독자가 움찔하는 모습, 우산을 뺏긴 남자의 놀란 표정까지. 아까는 보이지 않던 세세한 부분까지 볼 수 있었다. 끝내주는 영상이었다. 정말 굉장했다. 화면 속 모습이 생각만큼 멋지지는 않았지만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반복해서 보니 천천히 즐기는 맛도 있었다.
한참을 보다 ‘믹스’라고 표시된 아이콘이 있어 눌러 보았다. 놀랍게도 두 가지 영상이 한 화면에 떴다. 자신이 촬영한 영상은 왼쪽에, 다른 영상은 오른쪽에. 두 영상은 동시에 돌아가면서 전체 사건을 두 개의 다른 시각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동영상을 다섯 번이나 연거푸 보고 나서야 겨우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는 잠깐 몸을 뒤척이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고른 숨소리를 듣고 나서야 그가 깊이 잠든 걸 알았다. 다시 그가 깨기 전에 빨리 나가야 했다. 그런데 물건은 모두 챙겼던가? 그녀는 청바지 호주머니를 더듬어보았다. 열쇠는 있고, 경찰신분증도 있고, 핸드폰…… 없다.
급히 어두운 침실을 둘러보았다. 빨리 나가고 싶었다. 책상 한가운데 핸드폰이 놓여 있는 게 보였다. 레베카는 가벼운 마음으로 핸드폰을 집었다. 바로 옆에는 그의 핸드폰이 놓여 있었다. 단단해 보이는 금속 재질에 두께가 아주 얇고 크기도 성냥갑 두 개 정도에 불과한 터치스크린 모델이었다. 붉은색으로 깜빡이는 작은 LED 등은 핸드폰 전원이 켜져 있음을 말하고 있었다. 원래 이런 핸드폰을 썼었던가? 최근에 새로 구입한 모양이었다. 꽤 값비싸 보인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조심스레 현관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