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84373327
· 쪽수 : 648쪽
· 출판일 : 2017-10-1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부 사라진 청춘의 서(1989-1997)
제2부 사라진 우애의 서(1998-2001)
제3부 골드먼들의 서(1960-1989)
제4부 비극의 서(2002-2004)
제5부 치유의 서(2004-2012)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사울 골드먼은 내 아버지의 형이다. 이제부터 이야기할 그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큰아버지는 ‘VIP’였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큰아버지를 지칭할 때마다 언제나 ‘VIP’라는 말을 사용했다. 큰아버지는 볼티모어에서 가장 신망이 두터운 로펌을 이끄는 변호사였고, 화려한 경력을 기반으로 메릴랜드 주의 중요한 소송을 도맡다시피 했다.
큰아버지는 볼티모어 시가 필립모리스를 상대로 의료비 청구소송을 제기했을 당시 주관 변호사였고, 선리지 사의 불법 판매사건도 맡아 승소했다. 볼티모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 변호사였고, 신문이나 TV에도 자주 등장했다. 큰아버지를 볼 때마다 내 어깨가 절로 으쓱해질 정도였다.
큰아버지는 첫사랑 여자와 결혼했다. 큰어머니는 어린 내 눈으로 보기에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인 분이었고, 존스홉킨스 병원 암센터에 일하는 베테랑 의사였다. 큰아버지 부부의 아들 힐렐은 발랄한 성격에 머리가 대단히 총명한 소년이었다. 힐렐은 나보다 출생이 몇 달 늦은 동갑내기였고, 사촌간인 우린 친형제보다도 더 가깝게 지냈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가장 멋진 순간들마다 큰아버지 가족이 등장했다. 어릴 때는 큰아버지 가족을 떠올릴 때마다 더없이 자랑스럽고 마음이 설렜다. 어린 시절 내내 큰아버지 가족은 내게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늘 자신만만했고, 누구에게나 존경받았고, 더없이 행복해보였다.
힐렐과 우디 그리고 나는 사촌이기도 하지만 서로를 더없이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이였다. 내가 볼티모어 골드먼과 함께 한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우디는 언제나 우리 옆에 있었다. 1990년에서 1998년 사이는 내 인생에서 가장 축복받은 시간인 동시에 앞으로 벌어지게 될 비극이 어렴풋이 형태를 드러낸 시기이기도 하다. 열 살 때부터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힐렐과 우디 그리고 나는 결코 분리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밀접한 사이였다. 우리 세 사람은 골드먼 사촌형제 갱단을 결성하고 이름을 <골드먼 갱단>이라고 붙였다. 맹세코 삼합회나 삼위일체를 흉내 낸 이름이 아니었다. 우리는 일반적인 사촌형제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의리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엄숙한 맹세와 함께 손가락을 칼로 살짝 째 피를 섞었다. 영원히 서로에게 충실하고,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서약이었다. 그 후,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긴 했어도 나는 그 시절을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우리의 골드먼 이야기는 의신 축복을 받은 아메리카에서 더없이 행복했던 세 소년이 함께 써내려간 서사시였다.
“알렉산드라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네가 듀크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떤 방법을 동원했지? 듀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알렉산드라가 자네를 선택하게 만들어야 하는 거야. 우리는 흔히 사람이 개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개에게 결정권이 있어. 개가 사람을 주인으로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한다는 뜻이야. 듀크 녀석은 자네를 선택했어. 알렉산드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야. 알렉산드라가 자네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관계를 회복할 수는 없어. 내가 그루지야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해주겠네. 두 아이를 홀로 키우며 외롭게 살아가던 어느 미혼모가 조금이나마 생의 활력소가 되어주길 바라며 닥스훈트를 한 마리 구입하고 위스키라는 이름을 붙였어. 생각과 달리 미혼모는 위스키와 교감을 이루지 못했고, 도저히 함께 살 수 없는 지경이 되었지. 미혼모는 위스키를 자연스럽게 떼어낼 방법이 없자 극약처방을 내렸어. 대문 밖에 개를 결박해놓고 온몸에 휘발유를 뿌린 다음 불을 붙인 거야. 온몸에 불이 붙은 개는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길길이 날뛰다가 고삐를 끊고 집 안으로 달려 들어갔어. 미혼모는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지. 허름한 집은 금세 불이 나 전소되었고, 미혼모와 두 아이도 개와 함께 목숨을 잃게 되었어. 소방차가 불을 끄기 위해 달려왔지만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재만 남아 있었지. 듀크 녀석의 마음을 얻었듯이 알렉산드라가 자네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