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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84374645
· 쪽수 : 500쪽
책 소개
목차
3부
삶의 반향_228
옮긴이의 말_496
리뷰
책속에서
두 아이는 <캐리 헌팅 앤 피싱>에서 필요한 도구들을 챙긴 뒤 자전거를 타고 스코탐 호수로 갔다. 등에 짊어진 배낭에는 접이식 낚싯대와 허리춤까지 오는 물속에 들어가야 할 때 입을 덧바지가 들어 있었다.
플라이낚시 경험이 많은 월터가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월터는 낚시하기 좋은 장소를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레이비치 주차장까지 가서 자전거를 세워놓았다. 에릭은 낚시 포인트가 모래가 깔린 호숫가인 줄 알았는데 월터는 계곡으로 갈 거라고 설명해주었다. 둘은 계곡이 있는 숲으로 들어갔다. 어디로 가야 할지 잘 아는 월터가 앞장섰다. 월터의 발걸음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15분가량 걸어가자 계곡이 나왔다.
두 아이는 빽빽이 우거진 양치식물을 헤치고 계곡의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작은 폭포가 있는 곳이었다.
“에릭, 송어 낙원에 온 걸 환영해!” 월터가 자랑스럽게 외쳤다.
두 아이는 낚싯대를 펼쳐 들고 허리가 잠기는 지점까지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월터가 에릭에게 플라이낚시를 하는 요령을 가르쳐주었다. 미끼가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목표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지게 하는 방법이었다. 월터에게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설명을 들었지만 에릭의 손놀림은 서툴렀다. 플라이낚시는 훅에 달아놓은 미끼가 수면을 스치는 수생곤충의 움직임처럼 보이도록 손목을 교묘하게 움직여주는 동작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송어가 미끼를 물도록 만들기까지 에릭은 며칠 동안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했다. 미끼의 움직임이 둔하면 송어들이 가짜라는 걸 금세 알아차렸다. 수면 위에서 미끼를 놀리는 월터의 손놀림은 눈이 부실 정도였다. 월터가 흔드는 미끼를 문 송어들이 연달아 수면 위로 끌려 나왔다. 월터는 송어들을 낚으면 즉시 낚시에서 떼어내 물속으로 돌려보냈다.
“나는 알래스카와 부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했어요.”
“알래스카의 어머니 말로는 딸과 크게 다투었다고 하더군요.”
페리가 말했다. “알래스카가 마리화나를 피운 사실을 부모가 알게 되었나봐요.”
그 말을 들은 에릭이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웃었다.
“고작 마리화나 문제로 세일럼을 떠나 마운트플레전트 같은 촌구석에 파묻히다니? 그건 아닐걸요. 뭔가 더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에 대해 월터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없습니까?”
“나도 그 이유가 궁금해 월터에게 물어봤는데 대답을 피하더군요. 월터는 자신이 알래스카와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라고 주장했어요. 그래서 나도 알래스카가 마운트플레전트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나 보다 생각했죠.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처럼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곳은 아니지만 공기 좋고, 경치 아름답고, 소박한 곳이잖아요. 흔치 않은 장점이죠. 내가 월터와 함께한 어린 시절을 돌아볼 때면 행복한 기억만이 떠오르거든요. 월터가 내게 복수심을 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사님의 근거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종종 월터와 낚시를 즐기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상상 속에서나마 이 지긋지긋한 감방에서 잠시 벗어나죠.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아이들이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웃는 소리가 들려와요. 월터와 나는 마운트플레전트의 거리를 달리고 있어요. 부모님의 상점 앞까지 달리기 경주를 한 우리는 또 다른 경주에 도전하죠. 이번에는 <로카트 책방>까지 달리는 시합을 해요. 우리는 총알처럼 달려가죠. 월터와 나는 자주 경주를 했어요. 고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우리는 둘 다 화살처럼 빨라 함께 육상부에 들어갔죠. 그 덕분에 나는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