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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88526781
· 쪽수 : 181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하나인 지혜의 노래|황현산
책을 내면서
"이런 사랑법도 있지 않을는지요.스님"
체로금풍體露金風
지는 꽃을 따라 돌아오다
진중珍重
눈 감으면 일천 봉우리에
출세간
어둠의 경계에서 빛의 경계로
예 올리던 마음만 남은 자리
이불은 이불離彿이라
쇠북 소리 듣는 이 놈
그대는 올 여름에
눈썹은 온 우주를 가로지르고
초승달도 눈부시다!
마당에는 빨래 마르고
홍련이 집에 들면
홀로 벗어나 내 앞에 서 보라
집에 든 꿩 한 마리
요대산에는 문수가 없다
저 모든 산의 눈을 다 밝은 뒤에
섣달 스무닷새
땅에는 별꽃
촉목보리觸目菩提
매화나무는 '만든다'
옛 사람도 이렇게 가고
풀 한 줄기도 지은 절
죽 끊일때는 죽만끊인다
저 구름같이 환한 계단
밭두렁에 편 좌복
내생에 비구 되면 무엇 하나
달빛 기행
오뉘탑과 괭이밥
지리산 종이학
달이 좋아 창주 땅을 그냥 지나치다
알려고 하는 자에게만 비밀을
도사린 어부마다 낚싯대 지니었네
벽도 지붕도 사라진 듯
한 등燈이 일천 등을 켜니
쌀이 익었느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삭발 전날 주지 스님과 마주앉았다. 먼 길 떠날 준비는 되었느냐. 표나게 단아하였으니 다시 물을 것이 없는 아이였으나 다시 한번 받아 두어야 할 다짐이었다. 마지막 확인이다. 성긴 데 없는 밀림한 숲처럼, 미혹됨이 없이 스스로 밝은 그것을 잘 가꾸어 보려무나. 그이가 삼배 올리고 받은 법명은 도림道林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비구승들의 유서 깊은 강원이던 곳, 그곳이 비구니 강원으로서 새롭게 발 딛기 시작한 해였다. 도림은 청암사의 첫 비구니 행자였고, 주지 지형 스님의 두 번째 상좌가 되었다.
달포 뒤면 초파일이었다. - 본문 51쪽에서
실상사 화엄학림에서 학인을 가르치는 원철 강사 스님은 지난 봄에 매화 나들이를 다녀왔다. 함양 단속사터의 육백 살이나 먹은 족보 있는 정당매로 시작하여 섬진강가 다압 마을에 이르는 지리산 매화 세상 순례를 나섰던 것인데, 돌아와 보니 처소 앞에 핀 매화꽃이 그만 못지않게 장하더라는 것이다. 매화를 찾아 바깥으로 내달려 보았던 발걸음이(스스로 지니고 있는) '본래 자리'로 되돌아온 셈이었더라 했다. 그 매화 한 가지가 깨우쳐 준 뜻이 그윽했기로 오늘 스님의 처소 앞을 기웃거렸으나, 매화나무는 공도 없이 얻으려느냐, 한 마디 하고는 더 이상 말이 없다. - 본문 153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