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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88540206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소인배 통신 이현진]
1. 채식 두 달째, 이효리가 되지는 않았지만
2. 혼자 사는 단칸방, 매일 밤 그들을 죽였다
3. 전단지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알바생이었느냐
4. 결혼에 ‘쿨’했던 엄마 아빠, 이럴 줄 몰랐다
5. 정우성은 정말 커피만 마시고 갔을까
6. 격투기 문외한, 나는 왜 표도르를 좋아했나
7. 아흔넷 할머니의 일기를 훔쳐봤다
8. 솔로천국! 커플 비즈니스는 끝났다
9. 이렇게 예쁜 너를 누가 버렸니?
10. 우리 아빠가 ‘개따남’으로 변했어요
11. ‘기레기’는 당신을 만나고 싶다
12. ‘식탐 유전자’ 가진 나, 천생연분 운동 만났다
13. 나는 어쩌다 미국에서 ‘바보’가 됐나
14. 나도 ‘좋은‘ 연예기사를 쓰고 싶다
15. 돈 주고 사먹지 못할 맛, 여기 있습니다
16. 엄마 아빠, 저는 ‘빨갱이’가 될래요
[과민성 유부청년 최규화]
1. 13년 전의 젊은 날, 나는 ‘주사파’였다
2. 내일은 오늘보다 더 ‘느리게’
3. 인생의 전성기라니… ‘그딴 거 없다!’
4. 나는 ‘수학 장애인’… 꼭 이렇게 살아야 됩니까
5. ‘보통결혼’에 1억7000만원, 이거 너무 잔혹해
6. 석 달 만에 결혼하기, ‘신의 한 수’가 필요해!
7. 아침마다 맛보는 지옥… “뚱보여 제발!”
8. 40년 만의 눈물… “아빠가 미안하다”
9. 엄마의 몸에 ‘암’이 생겼다
10. 면접에서 회사 욕만 하고… 이렇게 될 줄 몰랐어
11. 참을 수 없는 ‘떡복기’의 유혹
12.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 “개구멍이 뚫렸대”
13. 이 ‘기자’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
14. ‘그림자 노동’… 당신은 알고 계시죠?
15. ‘홈런이’가 뭐 어때서!… 행복한 고민이 늘었다
16. “이제 편히 쉬세요”… 봉투 하나로 남은 큰아버지
17. 78, 79, 80? 아니 아직 그 정도는 아닐 거야!
18. ‘사이다’를 만드는 시간, 제게도 영광입니다
19. 3월 3일 오후 4시 46분… ‘아빠’로 태어났습니다
[감성역 8번출구 김지현]
1. 6년 만의 고백… “몽골 각하, 미안합니다”
2. 밤새고 먹었던 라면 한 그릇… 젓가락을 멈췄습니다
3. 박근혜에게 ‘수염 난 기자’란?
4. 유희열이 악마일 수밖에 없는 이유
5. 신상 털어버린 선생님들, 섬뜩합니다
6. 괜찮아, 유재석도 이럴 때가 있었잖아
7. “니네 공산당이지?” 막말… 고맙습니다
8. 군침 도는 야식, 이래도 먹고 싶습니까
9. 1년에 15킬로그램 빼도 불만족, 왜 이렇게 됐을까
10. 앤 해서웨이의 입 냄새, 그게 큰 문제인가요?
11. 백퍼센트의 나쁜 놈, 엄마는 걱정이다
12. 내가 부처를 무시하는 이유, 아빠 때문이다
13. 내 똥만 관심 있던 내가 남의 똥에 환호하다니
14. ‘대머리 털보 드워프’, 청혼합니다
15. 신혼집 구하기? 쫄지 마, 어깨 펴!
[취미는 오지랖 이주영]
1. 호텔 객실을 스친 투명인간들… 보이나요?
2. 최초 고백… “이승기 만나려다 F학점 받아”
3. 막내기자, 화장실서 ‘선배’ 수십 번 부른 사연
4. 경찰에게 두 손 빌던 엄마, 절대 보지 마세요
5. 안철수 후보, 분리수거통은 어찌하실 겁니까
6. 성당 꼭대기에서 생활하는 ‘엄마’… 나를 바꿨다
7.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제발 먹게라도…
8. 건강 위해 시작한 발레… 예상치 못한 성희롱 의혹
9. 바퀴벌레마저 죽는 내 집… 이게 다 엄마 때문
10. ‘WORST 3’ 고루 갖춘 남자와 결혼합니다
리뷰
책속에서
세상에서 오직 두 사람밖에 모른다고 해도, 나는 내 노동으로 세상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냥 파묻히고 말았을 기사를 길게는 며칠 동안 보강하고 다듬어서 톱기사로 만들고, 그 기사가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파장을 일으킬 때, 나는 말로 다 못할 긍지를 느낀다. 이렇게 받쳐주는 사람이 있어야, 조금 부족한 사람도, 아직은 열정만 앞서는 사람도 용감하게 기사를 쓰겠다 나설 수 있는 것 아닌가. 보통 사람들도 ‘편집기자야, 내 뒤를 부탁해!’ 하고 기사를 써댈 수 있어야, 세상이 보통 사람들을 좀 무서워할 게 아닌가.
- <'그림자 노동'... 당신은 알고 계시죠?> https://blog.daum.net/nanpaso/79
내가 할머니의 일기장을 덮을 수 없게 만든 쪽은 보다 개인적인 뉴스였다. 재밌는 건, 대개 사실만 기록하면서도 그 당시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진 아빠 빵 사옴'에서는 사위에 대한 고마움이 있고, '현진 출장감'에는 언제 돌아올까 고대하는 기다림이 있고, '애비 애미 콜프감'에서는 저그들끼리 놀러갔다는 심통 내지 푸념이 들어 있다.
하지만 가장 놀라웠던 문장은 2월 10일, 할머니가 우리 집에 오시던 날짜에 쓰여 있었다. '나는 밤에 일산 옴. 너머저(넘어져) 아프다' 토로할 곳을 찾지 못한 심경은 딱 두 문장으로 압축됐다. 이걸 본 엄마와 나는 서로 딱히 둘러댈 말을 찾지 못했다. 그전까지 깔깔대며 일기장을 넘기던 두 독자를 바라보며 할머니는 ‘이제는 글씨를 잘 못 쓰겠어. 잊어먹지 않으려고 자꾸 써보는 거야’라고 아이처럼 웃었다.
- <아흔넷 할머니의 일기를 훔쳐봤다> https://blog.daum.net/nanpaso/78
우리 테이블 맞은 켠, 한 남자가 퉁퉁 불은 라면을 역시 '마시고 있었다'. 라면을 한껏 들이켠 그 남자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 응, 아침 먹고 있어. 뭐? 또 안 잤다고? 3일째 그러면 어떡해. 낮에 일 나간다면서…. 어휴."
땀을 꽤나 흘리며 라면을 흡입하던 나는, 옆 테이블 남자의 의기소침한 목소리를 듣다 젓가락을 멈췄다. 라면 국물보다 뜨겁고 매운 뭔가가 귀청을 때린 듯, 가슴을 때린 듯.
벌써 10년가량이 지난 지금. 그날 아침 퉁퉁 불은 뜨거운 라면을 들이켰던 그 남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남편 걱정에 잠 못 이루던 아내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비정규직'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오손도손 잘 살고 있을까. 따뜻한 쌀밥에 하루 일을 이야기하며 된장찌개에 숟가락을 섞고 있을까.
- <밤새고 먹었던 라면 한 그릇... 젓가락을 멈췄습니다> https://blog.daum.net/nanpaso/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