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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88653296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09-11-20
책 소개
목차
비엥필라트르 집안 아가씨들
베라
복스 포풀리
두 사람의 점술사
하늘의 선전물
앙토니
영광 제조기
포틀랜드 공작
비르지니와 폴
마지막 만찬의 손님
혼동하는 만큼!
군중의 성마름
옛 음악의 비밀
감상주의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만찬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욕망
어둠의 꽃들
마지막 숨의 화학성분 분석기
노상강도
이자보 여왕
우울한 이야기, 그보다 더 우울한 이야기꾼
전조
미지의 여인
마리엘
트리스탕 박사의 치료
사랑 이야기
오묘한 회상
사자
옮긴이 해제
후주
리뷰
책속에서
사실 아톨 백작은 그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로 살았다! 그녀가 항상 곁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젊은 여인의 모습은 자신의 모습과 뒤섞여 있었다. 그는 햇살 비추는 날에는 정원 벤치에서 큰 목소리로 그녀에게 애송시들을 읽어주곤 했고, 또 저녁에는 벽난롯가에서 외다리 탁자에 찻잔 두 개를 놓고는 맞은편 안락의자에 앉아 미소를 머금고 있는 환영幻影과 대화를 나누곤 했다.
몇날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흘러갔다. 이톨과 레몽, 그 어느 쪽도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몰랐다. 이윽고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공상과 현실이 동일한 것이 되어, 즉 같은 궤도를 차지하게 되어, 그 경계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게 된 것이다. 어떤 존재 하나가 공기 중에 떠돌았다. 어떤 형태 하나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공간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 보이려고, 그 속에 자신을 다시 짜 넣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기계의 조종실은 극장에서 “프롬프터의 구멍”이라 불리는 구멍 밑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담당자가 대기하고 있지요. 이 사내는 믿을 수 있는, 시련을 거친 존경할 만한 인물, 예를 들면 순경과 같은 당당한 풍채를 지닌 인물이 아니면 안 되죠. 그는 전기 차단기, 전환 스위치, 변압기, 시험기, 일산화질소와 이산화질소 가스관의 밸브, 암모니아나 그 외의 가스통, 레버, 크랭크축과, 이중 도르래의 용수철 장치 버튼 같은 것들을 취급합니다. 압력계는 마구 올라가 마침내 ‘불후’라는 압력을 표시합니다. 계량기 계산원은 합산을 하고, ‘극작가’는, ‘평판의 여신’으로 일컬어지는 헐렁한 의상을 걸친 젊은 미인이 수많은 트럼펫의 영광에 둘러싸여 자신에게 건넨 계산서를 지불합니다. 동시에 미인은 살포시 웃으며 ‘후세’의 이름으로 ‘희망’의 빛을 내비치는 벵골산 올리브색 불꽃 속에서 작가를 아주 많이 닮은 흉상을 바칩니다. 그 흉상은 압축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고(물론 보험에 들어 있음), 빛의 월계관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일을 미리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연극 상연 전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