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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89571506
· 쪽수 : 519쪽
· 출판일 : 2008-07-18
책 소개
목차
등장인물 … 10
제1장 … 13
제2장 … 35
제3장 … 55
제4장 … 77
제5장 … 99
제6장 … 127
제7장 … 149
제8장 … 175
제9장 … 207
제10장 … 229
제11장 … 259
제12장 … 293
제13장 … 327
제14장 … 359
제15장 … 391
제16장 … 423
제17장 … 459
작가의 말 … 499
리뷰
책속에서
메트조프는 마일즈에게 다가왔다. 어스름한 역광을 배경으로 덩치 큰 몸의 윤곽이 떠올랐다. 뿌연 입김이 후광(後光)처럼 머리를 둘러싸고 있다. 메트조프는 목소리를 낮춰 마일즈만 들을 수 있도록 말했다.
“전형적인 보르코시건의 대답이로군. 나약해. 네 아버지는 코마르의 쓰레기들 상대로도 그런 나약한 태도를 보였지. 그 탓에 아군들이 목숨을 잃었어. 그런 작자의 꼬맹이 아들놈을 군법회의에 회부한다면, 그 군자연하는 개자식을 실각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안 그래?”
마일즈는 얼음장 같은 침을 삼켰다. 어떤 경구가 번개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스스로의 역사를 모르는 자들은, 언젠가는 그것을 되풀이할 운명에 처해 있다. 유감스럽게도 역사를 아는 자들 또한 마찬가지인 듯했다.
“얼어 죽을 훼테인을 열로 녹여버리고,” 마일즈는 속삭였다.
“결과를 기다리십쇼.”
“너희들을 모두 체포됐다.”
메트조프는 느닷없이 고함을 지르고는 어깨를 움츠렸다.
“옷을 입어.”
벌거숭이 사내들은 안도한 나머지 얼이 빠진 듯한 기색이었다. 그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신경 파괴총들을 흘끗 보고는, 옷더미를 향해 달려들었다. 얼어서 잘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더듬거리며 황급히 옷을 입는다. 그러나 마일즈는 60초 전에 메트조프의 눈빛을 보고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예전에 아버지가 내린 정의가 생각났다. 무기란 적의 마음을 돌리는 도구다. 마음이야말로 최초의, 그리고 최후의 전쟁터인 것이다. 그 사이에 있는 것들은 잡음에 불과하다.
―본문 119~120p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