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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89824589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1. 길라잡이·
2. 몸말·
1. 왕따 학교·
2. 교실은 권력분배의 공간이다·
3. 학교와 권력·
4. 깡패심리와 왕따·
5. 교육인가 사육인가·
3. 왕따들의 반란·
1. 왕따들의 합창·
2. 현대판 홍길동?·
3. 왕따들이 모인 곳·
4. 나도 한 때는 정치적 왕따였다·
5. 학생들이 왕따로 간다·
4. 금빛 환각·
1. 적敵을 설정하라!·
2. 우리주의의 논리·
3. 환각의 매커니즘·
4. 금메달의 뒤안길·
5. 금메달과 호출기·
6. 박찬호, 박세리, 박정희-3인조 허리케인 박·
5. 왕따와 금메달의 정치경제학·
마무리 : 한국사회 그 거대한 집어등·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책은 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한국사회에 대한 대안을 찾을 목적으로 씌어졌다. 어떻게 해야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 정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금메달주의를 어떻게 하면 이 땅에서 몰아낼 수 있을까. 아이가 교실 안팎에서, 사회에서 왕따의 폭력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이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할까. 왕따의 원인은 사회구조적인 것이다. 게임중독이 그 원인이라면서 학생들의 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어봐야 헛일이다. 교실에서 약자를 골라 왕따시키면서 내가 너보다 더 세다는 데에서 느끼는 쾌감은 정글에서 강자가 약자를 포획했을 때의 포만감과 동일하다. 성적이 1등 안 되면 주먹으로 교실에서 제일 잘 나가는 아이들이 일진을 구성해 교실폭력을 일으킨다. 한국사회에서도 일진은 변호사, 판사, 국회의원, 검찰, 재벌 등 잘 나가는 사람들이 구성한다. 일진 구성 방식이 똑같다. 빨간 색 노스페이스 옷은 일진 말고 아무나 입을 수 없다. 일진이 아닌 아이가 노스페이스를 입으면 빼앗긴다. 왕따가 그랬다가는 큰일 난다. 왕따 당하는 99%는 1%의 희생양이다. 옷이든 돈이든 몸이든 다 빼앗긴다. 목숨도 빼앗긴다. 작년에 전 세계를 몰아친 월가 점령사태는 99%의 왕따들이 일으킨 반란이다. 교실은 색깔별로 계급구분이 되어 있다. 검은 색 노스페이스는 가장 아래다. 한국사회의 계급구조도 마찬가지다. 스포츠 선수들이 금메달을 차지해 잘 나가듯이 한국사회의 모든 사람들은 그 금메달과 유사한 금메달주의에 목을 건다. 일진, 일류, 1등, 강자가 아니면 잘 나가는 사람들의 대열에서 왕따되기 때문이다. 국가는 선진국가 구호로 금메달주의를 부추기고 고층빌딩으로 금빛환각을 일으킨다. 금메달주의에 혈안이 된 한국사회의 폭력적인 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교실폭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른 방안들은 모두 미봉책이거나 임시방편일 뿐이다. 한국사회의 대안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 또 다시 아이들이 꽃다운 생을 마감할 것이다. 99%가 아니라 혼자서 1%의 폭력을 감당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본가와 노동자, 국가와 시민, 금메달과 왕따가 화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고통분담 없이 강자가 약자에게 정리해고를 강요하고, 국가는 부자 감세는 유지하면서 복지는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자본은 한 푼이라도 더 축적하려고 노동자를 착취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국가는 경제적 약자를 왕따로 만드는 가운데 일류 선진 신드롬에 물들어 있으며 금빛 환각에 한껏 취해 있다. 그 금빛 환각 탓에 지금은 나의 능력과, 부와 자산을 나누고 공유하는 코뮌주의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거나 봉사와 공동체 정신으로 축소되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선물을 서로 나눠 갖고 공유하는 ‘코뮌의 정신’이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시작하는 첫 걸음이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려 본서의 내용을 집필하는데 있어서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왕따와 금메달이라는 아이디어를 필자에게 제공해 주신 전 대구가톨릭대학교 최 상천 선생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폭력적인 한국사회에 태어나 왕따를 견디지 못해 죽음을 택한 꽃다운 아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