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제1부 느티나무 그해 여름
겨울밤
종이연
느티나무 그해 여름
생일이라는 날에
병풍 뒤의 새댁
옥수수죽 배우
태극기 흔들기
짝꿍
철조망 산천
별
타이베이 기행
부다페스트행 열차에서
소에게
우리 시대의 잠언
어떤 불법체류자

제2부 낮에 나온 반달
낮에 나온 반달
풀잎
겨울에도 우는 매미
나그네의 수첩
주름살
낙조마을
눈
모기
파리
내통
시인의 미망인
1988년 8월, 백두산에서
파도와 해초
새벽 도량석
齒痛大王前上書
이 망할 놈의 책들
고백
잠수함 속의 토끼
당국의 분석
海龍에게

제3부 아메리카 대륙에서
깊은 밤
한글신문을 보며
특별휴가
고향의 봄
눈물
어떤 출발
먹구름
맥도날드와 십자가
사자 몸의 벌레
재채기
콜럼버스의 나라
뉴멕시코의 원주민 마을에서
원주민 굿
어떤 교회, 어떤 디스코 텍
세탁소에서
타임스 스퀘어에서
참, 멋있는 나라
聖 콘돔 각하
동정녀 포상사업
사이렌의 도시에서

제4부 코리안 타운에서
어떤 오월
바나나
이름
불법체류자
아동학대죄
마사지 팔러의 최후
담배 한 갑의 죽음
김씨의 죽음
나의 임신중절
아프리카에서 온 그림엽서
아키노 여사
시인의 고향은 자유
우산을 버리다
절망에게
우유상자의 효용성에 대한 연구

최씨는 왜 죽으려고 했을까

몸은 자꾸 아프고
따듯한 말 한마디조차 건네는 이 없고
불안하기만 한 세월
누가 이럴 줄 알았는가
꿈의 나라 미국에만 가면
돈 많이 벌고
자유를 만끽하며 잘 살 줄 알았지
외항선에서 뉴욕으로 잠입했지만
신천지는 고생천지
사는 게 사는 것 아니고
고단한 몸 꿈 꿀 새도 없네

조그만 아파트 하나 세를 내어
일곱 명의 사내들이 뒹구니
돼지 울깐 따로 없네
서울 가족 생각하며
한 푼이라도 더 모으려니
더 이상 조일 수도 없는 허리띠
게다가 더욱더 옥죄어 오는
불법체류라는 딱지
불안하여 새로운 꿈 꿀 새도 없네 - '불법체류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