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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0028822
· 쪽수 : 448쪽
책 소개
목차
상
제1장 - 11p
제2장 - 42p
제3장 - 121p
제4장 - 233p
제6장 - 366p
제7장 - 385p
하
제8장 - 7p
제9장 - 45p
제10장 - 105p
제11장 - 188p
제12장 - 384p
리뷰
책속에서
나는 바다에 떠 있다.
천천히, 천천히 가라앉아 간다.
어디까지나, 언제까지나 계속 가라앉는다.
빛 따윈 이제 영원히 닿지 않는다.
손을 내밀어 보고, 다리를 흔들어 봐도 허무하게 물을 휘저을 뿐 어떤 해답도 얻을 수 없다.
물에 잠겨 완전히 흐물흐물해진 살이 맥없이 떨어져 나가 바닷물에 녹아 간다.
흩어진 내 살점 때문에 주위의 물이 탁해진다. 탁한 물은 몽글거리며 형태를 바꾸어 위쪽으로 올라가 버린다. 나를 두고, 내 몸이었던 것이 멀어져 간다.
바닷물에 씻겨 새하얀 뼈가 되어도, 왠지 나는 사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가라앉아 간다. 공포가 한계에 달해 큰 소리를 지르지만, 목뼈가 달그락달그락 떨린 뿐이다.
그때 잠이 깬다.
그러나 나는 움직일 수 없다. 아직 뼈만 남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머나먼 수면에 둥글고 희미한 빛이 보인다.
갑자기 떠오른다. 무한한 시간이 걸려 천천히 가라앉아 왔는데, 떠오를 때는 순식간이다. 너무 기세가 빨라서 마침내 뼈는 떨어져 나가고, 갈비뼈도 요골도 어딘가로 날아가 버린다. 등뼈가 작은 진동만 남긴 채 순서대로 떨어지고, 무서운 기세로 멀어져 간다. 머리뼈만 기세 좋게 수면으로 떠올라, 안구를 통해 공기가 침입하고 갑자기 시야가 트인다.
아아, 저것은 둥글게 잘린 밤하늘이다.
나는 우물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