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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0522849
· 쪽수 : 424쪽
책 소개
책속에서
나는 신을 봤다. 이 여자애가 바로 신이었다.
무슨 말이든 얼른 해야겠는데,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등 뒤로 다가갈 때 그 애가 이렇게 말했다.
“사마귀. 수컷이 암컷한테 몰래 다가가지. 수컷은 짝짓기를 하고 싶거든. 하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암컷이 돌아서서 머리를 씹어 먹을 거야. 그래도 수컷은 본능 때문에 계속 짝짓기를 해. 하지만 나머지 몸뚱이가 일을 끝내면 암컷이 남은 것마저 먹어치우지. 이게 사마귀들의 짝짓기 방식이야. 재미있지? 내 이름은 베키야.”
그 여자애는 뒤로 돌아서더니 안경을 내리며 나를 쳐다봤다.
“어.” 내가 한 말은 이게 전부였다.
“한 번만 더 어니를 때렸다간 그냥…….”
엘렌은 얼굴을 가렸지만 내가 자기 눈물을 똑똑히 볼 수 있을 만큼만 가렸다.
집안의 남자이자 그레이프로서 난 많은 걸 참고 살았다. 누나, 여동생, 엄마, 이 마을. 뭐든 참아낼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아무도 어니를 건드리면 안 된다. 아무도. 어니를 위해서라면 사람도 죽일 수 있다.
그녀에게 다가가 쏘아붙였다.
“왜 나를 선택했죠? 응? 누구라도 차지할 수 있었잖아요. 랜스 닷지를 가질 수도 있었잖냐고요! 그런데 당신은 날 선택했어요. 지금이라도 이 마을엔 기꺼이 당신에게서 음…… 한 수 배우려는 아이들이 많아요. 잘생긴 애들, 근육질 애들, 농장의 일꾼 타입 같은 애들. 그런데 대체 왜 나를 골랐느냐고요!”
“그래. 다른 사람을 가질 수도 있었지. 하지만 난 너를 선택했어.”
“왜요? 왜 그랬죠? 네?”
“왜냐하면.”
“얼른 말해요.”
“왜냐면 네가 너희 가족을 절대로 떠나지 않으리란 걸 알았으니까. 넌 절대로 엔도라를 떠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