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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88990706386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5-11-05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우선 시작하고 보자
어떤 돼지를 키울까
시스템화된 교배와 인공수정
돼지 분만 현장
수퇘지거세
돼지우리 짓기
마중전야
드디어 돼지가 왔다
돼지엄마
돼지들이 탈출했다
궁극의 돼지사료
돼지 세 마리를 어떻게 먹을 것인가
위협적인 돼지의 질병
세 마리 모두 체중미달 더 살찌워야 한다
역시 너를 먹어야겠다
이별, 도축장
해체와 요리
축산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신, 유메, 히데의 시식회
대지진과 원전사고 그리고 대규모축산
후기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렇다면 가축의 ‘천명’이란 무엇일까? 새삼 의문이 들었다. 동물원의 전시동물과 달리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는 가축은 거의 없다. 돼지는 생후 약 6개월, 소는 생후 약 2년 반 만에 도축장으로 출하되어 고기가 된다. 번식용 가축은 식용가축보다 오래 살기는 하지만 정자를 계속 채취당하고 지속적으로 출산만 하는 처지를, 백 번 양보하더라도 ‘타고난, 자연스러운 환경’이라고 단언할 수 는 없다. 아니, 애당초 인간이 이용하기 쉽게 개량해 온 가축에게 ‘자연’을 말하기에는 무리다.
그렇게 되면 인공수정용 정자를 채집당하는 돼지는 쭉 동정인 채 의빈대에 오르며 살겠구나! 인공수정에 대해 취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개중에는 의빈대를 더 좋아해서 실제 암컷에는 잘 못 올라타는 돼지도 있다는 것이다. 돼지마다 취향이 다른 걸까? ‘그 모습도 인간하고 똑같네요’ 이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아무튼 현재는 실제로 교배하지 않고 인공수정만으로 번식시 키는 양돈농가가 대부분이다.
확실히 교배할 때 드는 수고를 생각하면 인공수정이 훨씬 효 율적이다.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어디부터가 가엾고 어디까지가 괜찮은 건지, 그 경계는 대체 누가 정하는 건지 모호 해진다.
지금까지 수많은 가축이 도축되는 것을 봐왔지만, 사람 손에 죽어가는 돼지를 보고 심한 충격을 받은 적은 없었다. 오히려 기계적으로 도축되는 돼지의 모습에 충격을 받아 말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을 차가운 눈으로 쳐다봤을 정도였다. 도축장에 오는 돼지는 고기로 만들어지기 위해 건강하게 자란 돼지이고 생체검사까지 합격했을 때 비로소 도축된다. 사람이 정한 일이긴 하지만 식용돼지로서 삶의 목적을 성실하게 달성한 돼지들이다. 그 돼지들에게 쓸데없는 감정을 이입하는 건 당찮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