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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67701480
· 쪽수 : 286쪽
· 출판일 : 2026-02-14
책 소개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제 책이 한국에서 꾸준히 읽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들어가는 말─모두가, 언제든지, 언제까지나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주체를 만들어 내는 일
또 한 번 들어가는 말─‘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를 상상하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복잡한 이야기를 단순화하지 말 것
국가는 시민이 만든 인공물이다
커먼즈의 재생이 시작된다
기본소득을 제도로 성공시키려면?
대학 학비를 무상화하라
지금 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이념이 과연 있을까?
포스트 글로벌리즘 시대의 구조적 위기
결혼과 가족에 대하여
인구감소 국가의 근미래
근대의 위기와 부흥
가난한 사회 vs. 궁상맞은 사회
공감 기반 사회의 함정
지성과 공공성
권력 사유화의 진상
격차에 관하여
친절한 가부장제
약한 존재를 기르고 치유하며 지원하는 공동체
선물로서의 교육
공부는 선물이다
나오는 말─‘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빚’을 갚아 나가는 일
특별 대담─우치다 다쓰루+사이토 고헤이: 기분 좋은 새로운 커먼즈에 관하여
옮긴이의 말─고립된 정원에서 시작하는 커먼즈의 재생
주
책속에서
오해하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 내가 말하는 ‘친절한 가부장제’는 젠더와는 관계가 없다. 나는 집단을 이끄는 리더를 성별에 관계없이 ‘가부장’이라고 부른다. 내가 운영하는 도장 개풍관의 다음 관장은 여성이다(지금은 주임 사범이다). 그녀는 합기도 실력도 뛰어나지만, 내가 그를 후계자로 지명한 이유는 그가 ‘매우 친절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부장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모두를 위해 참고 버티는 것’이다. 가부장이 다른 구성원을 억압하거나 그들의 자유를 제한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다른 구성원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자기 역할로 생각하는 사람이 집단 유지에 필요하다는 점은 양보할 수 없는 사실이다. 누군가는 ‘참아 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사회에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극히 적다.
모든 공동체에는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내는 사람’과 ‘평균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다. 반드시 있다. 구성원 모두가 균일한 성과를 내는 집단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실 그런 집단은 존재할 의미도 없다.
어떤 집단이든 ‘마이너 멤버’를 포함한다. 영유아, 노인, 병든 사람, 장애인 같은 이들은 집단 내에서 도움을 주기보다는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이너 멤버’를 돌보는 일을 두고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공동체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 모든 인간은 한때 유아였고 나중에는 노인이 된다. 언젠가는 병이 들거나 정신적 또는 육체적으로 힘들어질 확률이 높다. 따라서 집단의 모든 구성원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나의 또 다른 형태’이다. 집단에서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그랬을 나, 앞으로 그렇게 될 나, 그렇게 됐을 수도 있는 나’를 돕는 일이나 다름없기에 ‘과거의 나, 미래의 나, 평행우주 속의 나’를 기쁜 마음으로 도와야 한다. 이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는 사람은 공동체를 이룰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공동체라야 살아남을 수 있나요?”라는 추가 질문에, 나는 잠시 생각한 다음 이렇게 대답했다. “교육을 위한 공동체, 의료 및 돌봄을 위한 공동체 그리고 종교 공동체 정도일까요.”
이 세 가지 공동체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구성원 가운데 가장 무력한 이’를 통합 축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이런 공동체야말로 오래도록 견고하게 지속된다. 구성원 중 상대적으로 강한 자에게 자원을 우선 배분하는 ‘약육강식’형 공동체는 오래가지 못한다(언젠가는 서로의 목을 겨누게 된다). 가장 두터운 층인 ‘평균적인 능력을 지닌’ 구성원의 편의에 초점을 맞춘 ‘평범한’
공동체 역시 오래가지 못한다(획일화되고 규격화된 시스템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가장 생존력이 강한 공동체는 구성원 중 가장 약한 존재를 기르고 치유하며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동체다. 이런 공동체가 가장 강인하며, 가장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 이는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확신이다. 따라서 조직의 역량을 키우고 싶다면, 조직 안에 의도적으로 ‘무력한 존재’를 포함시키고, 그 존재를 구성원이 다 함께 기르고 치유하며 지원하는 역동적인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