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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0729811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06-01-05
책 소개
목차
1장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이 드는 일
귀로
시간의 얼굴
봄이 오면 산에 들에
2장 봄내에서 보내는 편지
깃들면서, 길들여지지 않으면서
밤의 순례
어느 날의 저녁 풍경
낙엽을 태우며
부엌 이야기
커피 이야기
3장 바람과의 대화
<바람의 넋>의 은수 씨에게
필담 1
필담 2
필담 3
옛 시인을 기리며
4장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소설 쓰기, 소설 짓기
나의 문학과 생활
내 안에 드리운 전쟁의 그림자
한국문학의 번역에 대해
5장 그리운 사람들
김동리 선생님
이문구 선생님
김병익 선생님
시는 말씀의 절
어린 날의 스승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저녁쌀을 씻다가 눈을 들어 창밖을 보면 노을에 잠기는 산의 능선과 숲을 지나가는 흰 새의 모습이 말할 수 없이 비의적으로 신비하게 닿아 오고 나는 인생에 대한 어떤 막연한 슬픔으로 가슴이 메어오곤 했다. 무엇이든 시작하기에도 포기하기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나름대로 규정했던 삼십대의 고비들을 어렵게 불안하게 넘기며 밥하기 싫어서, 그리고 인생이 이렇게 지나가는가 하는 절망감 때문에 옷소매로 눈물을 훔친 때도 있었는가 하면 끊임없이 음식 만들기와 청소에 매달리며 공허감과 싸우기도 했었다.
그러나 마음 놓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에 그토록 목말라했고 일상적 생활공간과 창조적 공간의 상충하는 성질에 대한 토로가 그토록 도도했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작은 집 부엌에 대한 기억은 정답고 소중하다. 조리대와 나란히 놓인 책상에서 글을 쓰면서 밥 짓기와 글쓰기가 결코 생각처럼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 문학이라든가 창조적 생활이란 저 멀리서 나부끼는 깃발이 아니라 지금, 여기, 발 딛고 있는 자리를 굳건한 터전 삼아 발아하는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얻었던 것이다. -- 본문 87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