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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1794597
· 쪽수 : 180쪽
책 소개
목차
정선아리랑문학상 심사평
당선자 수상소감 및 약력
정선골
아우라지 여울소리
동강물
아우라지
골지천송천
서운산
만수산
달 뜨거든 별 뜨거든
그 여자의 전설
아라리 할아버지
책속에서
“여자는 승용차의 속도를 줄였다. 짧은 순간 그녀는 지난밤부터 그녀를 괴롭히던 불안의 정체를 알아챘다. 국도와 고속도로가 갈리는 갈림길에서였다. 임계라고 표시된 국도로 직진하면서 그녀는 어제부터 아랫배가 간헐적으로 통증신호를 보내오는 것을 애써 무시했다.
여름철이면 으레 일어나는 배앓이 정도로만 생각해서 그냥 놔두면 저절로 괜찮아지는 줄 알았다. 통증은 경포호를 떠나면서 더 심해졌다. 여자는 그 이유가 심리적인 요인에서 기인함을 그래서 오랜 시간, 강릉에 도착해서부터 줄곧 그녀가 회피하고 싶은 어떤 일과 관련이 있음을 직감했다.
여자는 푸른 산맥이 끝없이 이어진 검푸른 등성이를 쳐다보았다. 수억 년이 지나도 끄떡없을 산등성이 위로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고, 태곳적부터 찾아든 바람은 골짜기를 타고 오르내렸다. 아득히 뻗어 올라간 고개 너머로 여자의 시선이 멈춰 있다. 그 길 끝에 오래 전에 두고 온 인연이 있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그 인연의 시원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자의 마음이 내내 착잡했다.” -중편소설 '그 여자의 전설' 부분
“내리쬐는 뙤약볕에 정선골 찰옥수수
훤칠한 키 줄기 틈새 다문다문 여물고
감자 캐는 호미송글 땀방울 떨어지네
쇠고기 수입 밀린 조선 한우 울음소리
감자 팔아 옥수수 팔아 소 팔아 버려도
턱없는 자식등록금 이내이내 울음강
굽이치는 동강물 설운바람 저미며
강바닥 깊은 한숨 울며울며 흐르네”
-창작가사시 '정선골' 부분
“옥녀야! 이 지즈바가 또 어디 갔나?”
북평댁이 옥녀를 찾았다. 옥녀는 뒷마당 장독 뒤에 숨어 있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맷돌로 강냉이쌀 좀 타개 놔라 했더니 그새 어디로 도망갔어? 옥녀야!”
“어머이, 언니는 아깨 밖으로 나가던데?”
동생 옥란의 말에 북평댁은 사립문 밖으로 나갔다. 그 틈을 타서 옥녀는 살그머니 뒷담을 넘었다. 옥란이 뒤따라왔다.
“언니야, 같이 가자.”
“넌 집에 있어.”
“싫어. 안 그러면 어머이한테 다 이를 거야.”
옥녀는 할 수 없이 동생을 데리고 강변으로 나갔다. 강 건너 사는 덕배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 되었다. 급한 마음에 옥녀는 치마를 걷어 올리고 달렸다. -장편동화 '아라리 할아버지'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