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9171810
· 쪽수 : 338쪽
· 출판일 : 2024-12-3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핏빛 바다:신라시대 해양 오염 - 김찬기
2. 매 나간다:고려시대 매사냥 - 이진
3. 땅의 아픔, 하늘의 슬픔:소나무 남벌로 인한 환경파괴 - 엄광용
4. 산촌별곡: 화전개간으로 인한 숲의 황폐화 - 정수남
5. 어둠의 연대기: 구한말 조선의 전염병 - 김현주
6. 정선 금광: 일제 강점기 금광 개발 - 유시연
7. 범 나려온다 : 조선 호랑이 절멸사 - 하아무
8. 곽씨분의 추억: 1920~1930년대 화장품 납 중독사건 - 김주성
9. 나는 히바쿠샤: 원자폭탄 한국인 피폭자 문제– 김민주
작품 해설 - 김종성
집필 작가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음험한 기색이 한껏 묻어 있는 김경선의 목소리가 정사당 회의장을 쩌렁쩌렁 울리고 있었고, 머지않아 신령스러운 동쪽 바다까지 핏빛으로 변할 것이라는 파진찬의 말에 정사당 회의에 참석한 대소 신료들은 다시 다시 걷잡을 수 없는 불안 속으로 휩싸여 들며 몹시 초조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하오! 머지않아 신령한 동쪽 바다까지 핏빛으로 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변고가 아니겠소. 그렇다면 각간의 말씀대로 사직이라도 무너뜨릴 그 무시무시한 변고의 실체는 낱낱이 밝혀야 하지 않겠나이까.”
원나라 황제에게 바칠 공물로 선발된 매는 장군뿐이었다. 자신의 매가 최고라며 서로 나서서 우겨댔지만 해동청이 아니라거나 나이가 들었다거나 하는 이유로 거절되었다. 아버지의 은수리 역시 보라매가 아니라는 이유로 탈락했다.
“보라매 시절 안 지나온 매가 여기 어디 있갔슴요? 사냥 기술 뛰어나믄 된 거 아니래요?”
아버지가 따져 물었으나 관리는 고개를 저었다. 원 황제 쿠빌라이 칸이 원하는 건 고려의 해동청 보라매뿐이라는 거였다.
그런데 정작 훙인군과 이경하는 스스로 나서서 죄를 달게 받겠다고 했다. 앞으로 국유림에서 더 이상 목재가 나올 곳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궁전 기둥감으로 거목이 필요하였으므로 이미 왕릉의 아름드리 금강송까지 베어다 적재해 놓았으나 모두 불타버리고 말았으니, 실로 그럴 법도 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벌목한 것은 국유림에서 가져온 것이니, 이제부터는 산 주인의 허락 여부를 상관하지 말고 사유림에서도 벌목하도록 하시오. 여기 삼정승과 대신들이 있지만, 누구의 선영이든 가리지 말고 목재가 될 만한 금강송이 있으면 남벌해도 죄를 묻지 않을 것이오.”
대원군은 문무 대신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같이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