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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92036993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09-11-23
책 소개
목차
에로망가 섬의 세 사람 … 07
여신의 돌 … 105
알바트로스의 밤 … 121
새장, 앰플, 구토 … 149
청색 LED … 179
덧붙이는 말 … 199
리뷰
책속에서
에로망가 섬에 가서 에로 만화를 보자.
그런 기획이 통과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자카야에서 술을 마시다 흥에 겨워 나온 소리였다.
“에로망가 섬에 가면 좋겠네요.” 와하하하하.
“거 괜찮겠네!” 아하하하하.
H사의 이자와는 항상 ‘와하하’라고, 사토는 ‘아하하’라고 웃는다. 둘이서 쉴 새 없이 에로망가, 에로망가 하며 큰 소리로 연호하니 건너편의 여자 손님이 수상쩍은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럴싸하게 기획서를 꾸며 제출했더니, 표지를 보자마자 편집장이 ‘으흐흐’ 하고 웃었다.
오른쪽 끄트머리에 스테이플러를 찍-었다고는 하지만 몇 페이지 안 된다-은 기획서를 넘겨보며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흐흐흐’ 하고 웃는다. 이 양반의 경우, 웃는다고 해서 마냥 좋아하는 거라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끝까지 다 읽고 나서 “멍청한 자식!” 하고 코미디언 비트 다케시처럼 갑자기 성질을 내는 경우도 있다.
“나쁘지 않은데?”라는 말을 듣고서도, 오케이라고 바로 인지하지 못했다.
사토와 구보타가 근무하는 〈게임 통신〉은 콘솔 게임 잡지 중 최고의 판매부수를 자랑한다. 게임계의 최신 정보뿐 아니라 서브컬처적인 터무니없는 기획도 판매에 일조하고 있다.
“업무를 미리 마쳐두고 다녀와.”
“어, 진짜 보내시려고요?” 이 기획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나 할법한 말이 본인 입에서 나오고 말았다. 오히려 편집장이 자신이 의견을 냈다는 양 장난기 어린 얼굴로 팔짱을 끼고 사토를 올려다봤다. 실실 웃으며 업무는 제대로 해놓고 가라고 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