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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92288170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08-05-15
책 소개
목차
- 끈적끈적 미용 팩
- 전쟁터
- 합죽이가 되자. 합!
- 비극의 여주인공
- 딩동
- 오오, 부인!
- 피할 수 없는 운명
- 엉망진창 조리법
- 고집불통 아빠
- 오, 형제여!
- 오해의 시간
- 정신 수양
- 드러난 진실
- 깜짝 놀랐죠!
- 정면 대결
- 장미와 마늘
역자 후기
책속에서
흐으으음. 나는 생각했다. 그건 내 기준으로 보자면 재미있는 대화 축에 못 끼는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자 난 조금 울컥 화가 치밀었다. 나는 남들에게 머리가 텅 빈 호들갑스럽고 경박한 애로 비치고 싶지 않다. 당연하지. 난 그런 애가 아니니까. 학교 성적도 좋고, 또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이 많단 말이야. 예를 들어, 내일은 뭘 입을지, 머리 스타일은 어떻게 할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남성 밴드는 누군지, 뭐 그런 거. 하지만 어쩌면 '진지한' 것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책이라든가. 음. 이번 기회에 책을 한 번 읽어 볼까? 어른들이 읽는 두껍고 진지한 걸로 말이다. 나도 어렸을 적에는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점점 안 읽게 된 것 같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모르겠고. 어쨌든 좋아. 나는 결심했다. 오늘 집에 돌아가자마자 실천해 봐야지. 진짜 어렵고 지적이고 폼 나는 책을 하나 고르는 거야. 그런 다음에 거기 나온 말을 인용해서 나도 그런 어려운 책을 읽는다는 걸 친구들에게 보여 줘야지. 그리곤 나중에 괜찮은 남자 애를 만나면 내가 얼굴이 예쁠 뿐만 아니라 속도 꽉 차 있는 지적인 애라는 걸 과시해서 깜짝 놀라게 만들어 줄 거다. 그러면 친구들도 누가 진짜 바보인지 알게 되겠지. 흥, 어쨌든 나는 경박한 애가 아니라고. -----(29쪽)
그래. 내 인생은 이제 끝이야. 이젠 죽어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 테야. 난 해리 포터가 될 거야. 호그와트에 가서 마법사가 되는 게 아니라, 자진해서 계단 밑 벽장으로 들어가서 아무하고도 말 한 마디 하지 않는 은둔 생활을 하겠다는 뜻이다. 절대로 내 얼굴을 사람들 앞에 내놓지 않겠어. 적어도 1년 동안은. 내가 미소를 다시 지을 수 있는 그 날까지. 그래, 친구들의 말이 옳았다. 나는 가볍고 얄팍한 애다. 내 외모를 엄청나게 중요하게 여기니까.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 남자 애들이 날 쳐다보는 게 좋다. 남들에게 예쁘게 보이는 게 좋다. 그런데 이게 뭐람? 이젠 아무도 나에게 눈길을 주지 않을 거다. 우와, 쟤 좀 봐. 저 번쩍이는 강철 이빨 봤어? 이런 애들만 빼놓곤. 그리고 내 무대 인생은 어떻게 해? 한동안은 꿈도 못 꾸겠지. 그런 상태로 무대 조명을 받을 수는 없으니까. 하! 인생이란 정말 끔찍하다니까. -----(52~53쪽)
"만약에 그 애가 너랑 사귈 만한 자격이 있는 애라면 치아 교정기 때문에 널 싫어하지는 않을 거야."
티제이가 말했다.
"넌 좀 용감해질 필요가 있어, 네스타. 그냥 네 진실한 모습을 보여 줘. 그랬는데도 그 애가 널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런 애 따윈 잊어버려."
"네 말도 맞아."
내가 말했다.
"하지만 남자 애들은 여자 애들을 볼 때 제일 먼저 외모부터 보는걸. 하나라도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그냥 가 버린단 말이야. 진정한 내 모습, 무성한 다리털, 이상한 버릇, 치아 교정기, 그런 건 다 나중에 보여 줘도 돼. 어쨌든 먼저 나한테 빠지도록 만드는 게 제일 관건이니까. 너도 알잖아, 티제이." -----(94~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