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2404297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09-03-01
책 소개
목차
열린 길의 노래
수국꽃 너머로 보이는 세상
눈에 마법을 띠고
목 놓아 울어나 보렴 오랑캐꽃
송화 가루 날리는 철에
새로운 뜻으로 되살아나는 “아아, 잊으랴”
사과밭 나무 밑에 절로 난 오솔길은
날리는 아까시 잎새들을 보며
삶을 견딜 만하게 만드는 것
증오의 시절에 읽는 담백한 시들
반구제기反求諸己
파릇함은 어째서 오래가지 못하나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내가 부모가 되어서 알아보랴
추억 속의 고개
처서 가까운 새벽에
공산 빈깍지 그 희멀건 공백에는
원수대元帥臺 앞엔 바다가 하늘과 닿았느니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온 길이 천리나 갈 길은 만리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흐르는 세월 속의 이산가족
세상이 바뀐 뒤 돌아다보면
하산을 위한 준비
품위를 지니고 마감하는 삶
예술로서의 직업
화폭 속의 봄날 : 목월의 <산도화> 시편
새해에 불러들이고 싶은 것들
리뷰
책속에서
잘 채웠거나 허송했거나, 세월은 흐르고 우리의 여생을 짧아진다. 젖먹이가 자라 학교에 다니고 가무잡잡하던 계집아이가 어느 사이엔가 보얀 처녀가 된 것을 보며, 우리는 자신의 늙음을 깨닫는다. 무엇으로도 그런 깨달음이 우리 마음에 던지는 짙은 그늘을 걷어낼 수 없다. 가는 세월이 너무 아쉬워지면, 그래서 흐르는 세월에 말을 거는 것이 차라리 낫다. - ‘삶을 견딜 만하게 만드는 것’에서
그렇다. 떠나갈 때마다, 사람은 자신의 작은 부분을 남긴다. 아로쿠르는 마지막 연에서 “사람이 흩어버리는 것은, 작별할 때마다 사람이 흩어버리는 것은 그의 넋이다. C’est son ame que l’on seme, que l’on seme achaque adieu”라고 읊었다. 그래서 작별을 많이 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 눈에 담백하게 비치는 지도 모른다. 뒤에 남길 수 없는 것들만을 지녔기 때문이다. - ‘증오의 시절에 읽는 단백한 시들’에서
하긴 기억들은 모두 소중하다. 기억들이 우리의 자아를 이룬다는 뜻에서, 하도 끔찍해서 아예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들도 있지만, 만일 그런 기억들이 지워진다면, 우리의 자아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풍요로운 경험을 우리가 높이 여기는 것이리라. 그 경험이 견디기 어려울 만큼 아픈 것이었을지라도, 테니슨Alfred Tennyson이 <추도In Memoriam>에서 얘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 ‘사과밭 나무 밑에 절로 난 오솔길은’에서
고개 숙여 험한 길을 살피면서도, 우리는 때로 고개 들어 높은 곳도 살펴야 한다. 아직 너르게 비어 있는 하늘 속으로 봉우리들이 솟았고 그 위에 별들이 빛나고 있음을, 그리고 사람 사는 곳마다 꿈과 이상이 있음을, 우리는 가끔 스스로에게 일러야 한다. 고맙게도, 그 사실을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노 시인이 시집 첫머리 <절벽>에서 청청한 목소리로 일깨워준다. - ‘세상이 바뀐 뒤 돌아다보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