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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2975629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1-12-30
책 소개
목차
서문
Ⅰ. 성 베드로 대성전 우리는 사랑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덤 그 위에|화해의 길|희생의 상징|로마의 방랑자|가장위대한 건축|자비를 베푸소서|하느님은 자기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진정한 용서에는 조건이 없다|세례당에서 떠오른 기억|순례자의 기도|바티칸을 지키는 근위대|최후를 예견하다|쿠오바디스 도미네?|왜 십자가에 거꾸로|내가 짊어진 십자가는
II. 성모 마리아 대성전 기쁨은 어느 길로 오는가
성모 마리아에 봉헌되다|그분의 손을 잡으며|은총이 가득한 이여|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III. 라테란의 성 요한 대성전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신의 가호를 받다|최고 바실리카|아비뇽 유배의 아픔|성화가 담고 있는 유산|무릎으로 오르는 성 계단|하늘에 걸린 빛의 십자가|아버지의 뜻이
IV. 성 바오로 대성전 다른 모든 사람의 모든 것이 되라
바오로의 회심|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칼과 성령|여러분의 몸이 성령의 성전|청년 사울의 고민|스테파노의 순교|사랑을 노래한 시인|죽음으로 하나가 되다
사진가 후기
책속에서
우리 삶에서 감동을 주는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밤새 그물을 던져도 물고기 한 마리도 건져 올리지 못하던 시몬이 예수의 지시대로 물 깊은 곳으로 가 그물을 내리자 그야말로 그물이 찢어질 만큼 고기가 낚인다. 그러자 시몬은 감동을 받고 예수님 앞에 엎드린다. 그리스도의 첫 번째 제자인 베드로는 그렇게 예수님과 만났고, 사람 낚는 어부,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어 교회의 수위권을 받았다. 가면을 벗고 진실하게 상대를 보는 것, 만남의 대상을 통해 자신을 통찰하는 것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멀리 길을 떠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중세 시대, 로마까지의 어렵고 험한 여행 끝에 마침내 사도의 무덤과 좌상 앞에 선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순례는 자신의 신앙을 되새기는 고난의 여정이다. 또한 죽음을 대비하면서 지나온 삶을 반성하는 참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아마도 당시의 순례자들은 자신이 생을 다하여 숨을 거두게 되면 사도께서 들고 있는 그 열쇠로 천국의 문을 열어 주기를 간구했으리라. 그런 간절한 마음이 사도의 발에 입을 맞추게 하지 않았을까.
간혹 단순한 그림 하나가 가슴을 저미기도 한다. 장중하고 장엄하며 때론 아련하게 이어지는 그레고리안 성가가 마음의 눈을 환하게 만들기도 한다. 예기치 못한 한순간의 감동이 복잡하던 내면을 정화시키는 계기가 되어 주는 것이다. 성문 오른쪽에 부조된 그리스도의 상반신, 약간 앞으로 돌출되어 있어 마치 내게 내미는 듯한 예수님의 손을 보면서 가슴속이 짜릿하게 울렸다. ‘나는 저 손을 잡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 그런 자격이라도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