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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93094374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12-01-27
책 소개
목차
01장 …… 009
02장 …… 027
03장 …… 052
04장 …… 076
05장 …… 116
06장 …… 150
07장 …… 187
08장 …… 221
09장 …… 254
10장 …… 293
11장 …… 322
12장 …… 355
13장 …… 394
14장 …… 406
부록 …… 432
역자 후기 …… 454
작가 연보 …… 465
필립 K. 딕 저작목록 …… 490
리뷰
책속에서
호스러버 팻의 신경쇠약은 혹시 넴뷰탈을 갖고 있느냐는 글로리아의 전화를 받던 바로 그날부터 시작되었다. 그걸 왜 찾느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자살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자기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 전화를 돌리는 중이었다. 지금까지 쉰 알을 모았는데, 아무래도 삼사십 알은 더 있어야만 효과가 확실할 것 같다고 했다.
그 즉시 호스러버 팻은 이것이 나 좀 도와달라고 말하는 그녀 특유의 방식일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버렸다. 그는 벌써 몇 년째 자기가 남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망상을 품고 살았다. 그를 담당한 정신과 의사는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다음 두 가지만 준수하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하나는 마약을 끊는 것(사실 그는 애초부터 마약을 하지는 않았다), 또 하나는 남들을 도와주는 버릇을 끊으려 노력하는 것(여전히 그는 남들을 도와주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하느님은 분홍색 빛으로 이루어진 광선을 그에게, 그의 머리에, 두 눈에 발사했다. 팻은 일시적으로 눈이 멀었고 이후 며칠 동안이나 머리가 아팠다. 그 빛을 정확히 표현하진 못하지만 분홍색 빛으로 이루어진 광선이라고 설명하는 편이 쉽다고 그는 말했다. 그것이 코앞에서 바라보던 전구 불이 꺼진 후 눈앞에 나타나는 안내眼內 섬광의 잔상과 매우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팻의 눈앞에는 종종 그 색깔이 유령처럼 출몰했다. 때로는 텔레비전 화면상에 나타나기도 했다. 그는 그 색깔, 바로 그 특정한 색깔을 삶의 보람으로 삼았다.
『일기』라는 것은 내가 붙인 이름일 뿐, 팻이 그렇게 부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붙인 이름은 『주해서』였다. 이것은 성서의 일부분을 설명, 또는 해석하는 글을 의미하는 신학 용어다. 팻은 자기를 향해 발사된 그 정보, 연이은 파도처럼 밀려와서 점차 그의 머릿속을 꽉꽉 채우는 그 정보가 거룩한 기원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일종의 성서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