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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93094688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13-04-26
책 소개
목차
제1부 리드라 웡
제2부 베르 도르코
제3부 제벨 타리크
제4부 붓처
제5부 마르쿠스 트므와르바
*해설_키워드와 메타포, 현대 SF의 신화
*새뮤얼 딜레이니 저작목록
리뷰
책속에서
“난 이 바벨-17 문제를 내 손으로 해결할 생각이에요.”
트므와르바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왜냐하면 이 언어를 누가, 어디서 말하고,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꼭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에요.”
박사의 머리가 왼쪽으로 기울었다.
“왜냐고요? 흐음, 대부분의 교과서에는 언어란 사고를 표현하는 기제라고 나와 있으니까요, 모키. 하지만 언어는 사고 그 자체예요. 사고란 형태를 부여받은 정보이고. 그 형태는 바로 언어죠. 그리고 이 언어의 형태는…… 놀라워요.”
“뭐가 놀랍다는 건데?”
“모키, 사람은 다른 언어를 배우면서, 다른 사람들이 세계를, 우주를 보는 방식을 배운다는 걸 알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 언어를 들여다보니…… 너무나 많은 게 보이는 거예요.”
“레슬링하는 걸 보고 조종사의 적성을 정말로 판단할 수 있는 겁니까?” <세관원>이 리드라에게 물었다.
리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주선에서는 조종사의 신경계가 조종장치하고 직접 연결되니까요. 초정지 공간 이동을 할 때 조종사는 글자 그대로 정지공간 전이轉移와 격투하게 돼요. 따라서 조종사가 인공적인 육체를 통제하는 능력은 당사자의 반사신경을 보면 판단할 수 있어요. 경험이 풍부한 <수송> 담당이라면 조종사가 초정지 공간류空間流를 어떻게 다룰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답니다.”
“물론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러는 걸 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니까, 직접 구경하는 건 말입니다. 상당히…… 흥분되더군요.”
“정말 그렇지 않아요?” 리드라가 말했다.
“아마 이런 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우주를 돌아다니는 도합 아홉 종의 생명 형태들은 우리 인류 못지않게 넓게 확산해 있고, 각각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우리 못지않게 복잡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지. 그중 일곱 종족은 우리가 수행 중인 것과 같은 전쟁에 참가하고 있지만, 우리가 그들과 마주치는 법은 거의 없어. 그치들이 우리한테 들이대거나 서로와 마주치는 일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야. 조우할 가능성 자체가 워낙 낮아서, 타리크처럼 경험이 풍부한 우주여행자조차도 우연히 마주친 외계인의 배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이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뭔데?”
“왜냐하면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필요한 호환적 요소가 믿기 힘들 정도로 적기 때문이야. 이를테면 시리비아인들은 멍에를 세 개 매단 수란 같은 모양의 우주선으로 별에서 별로 항해하고도 남을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집’이나 ‘고향’이나 ‘거주지’ 따위의 개념이 없어. ‘우리는 가족과 고향을 지켜야 한다.’ 외우주 의회에서 시리비아인과 우리들 사이의 우호조약 체결을 준비했을 때, 이 문장을 시리비아어로 말하는 데 사십오 분이나 걸렸던 걸 기억하고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