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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88993119169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글을 쓴 사람들 / 서문
고대 세계
우루크_세계 최초의 도시
모헨조다로_인더스 문명의 중심지
멤피스_고대 이집트의 수도
테베_이집트 황금기의 도시
하투샤_히타이트제국의 근거지
바빌론_네부카드네자르와 공중 정원
니네베_아시리아의 궁전과 신전
카르타고_페니키아와 로마의 도시
아테네_민주주의의 요람
린쯔_중국 전국시대의 도시
알렉산드리아_지중해의 이집트 대도시
메로에_누비아의 중심 도시
예루살렘_헤롯과 예수의 시대
로마_아우구스투스 시대
기원후 1000년까지
테오티우아칸_신들의 고향
티칼_마야 문명의 온상
콘스탄티노플_동방의 그리스도교 수도
메카_이슬람의 신성한 도시
다마스쿠스_번영하는 오아시스 도시
장안_당나라의 수도
바그다드_아바스 칼리프 왕조
코르도바_에스파냐의 빛나는 아랍 수도
중세 세계
앙코르_영광의 크메르 도시
팔레르모_지중해 노르만의 보석
카이로_이슬람 문명의 중심지
사마르칸트_티무르가 선택한 도시
파리_고딕 건축의 절정
뤼베크_한자동맹의 도시
크라쿠프_북유럽의 르네상스 도시
베네치아_지중해의 연인
피렌체_메디치의 위용
베냉_서아프리카의 유서 깊은 도시
팀북투_모래의 도시
쿠스코_잉카의 황도
테노치티틀란_아스텍의 호수 도시
근대 초기의 세계
리스본_발견의 시대를 이끈 도시
로마_르네상스와 교황의 도시
이스탄불_술탄의 도시
아그라_타지마할의 도시
이스파한_샤아바스와 사파비제국
베이징_쯔진청의 도시
교토_오락의 정원과 주홍의 궁전
프라하_루돌프 2세의 마법이 낳은 도시
암스테르담_네덜란드공화국의 도시
멕시코시티_신세계의 유토피아
런던_르네상스에서 왕정복고까지
스톡홀름_스웨덴의 발트 제국
더블린_조지 시대의 기품
코펜하겐_북유럽 신고전주의
상트페테르부르크_서구를 향한 러시아의 창
빈_합스부르크 황제들의 도시
에든버러_스코틀랜드 계몽주의
현대 도시의 세계
모스크바_궁정이 없는 수도
파리_나폴레옹 3세와 오스만 남작의 시대
런던_빅토리아 여왕에서 빅뱅까지
부다페스트_다뉴브 강의 다리
몬트리올_캐나다를 만든 도전
워싱턴DC_현실이 된 이념
바르셀로나_카탈루냐의 불사조
뉴델리_돌로 구현한 상징
베를린_화산의 가장자리에서 춤추다
시카고_미국의 엔진
로스앤젤레스_상상력의 문화
부에노스아이레스_영원한 희망의 도시
싱가포르_사자의 도시
뉴욕_미래의 희망
상파울루_커피와 상업
시드니_판자촌에서 세계도시로
도쿄_영원한 변화의 도시
상하이_중국의 거대도시
글을 쓴 사람들 / 참고문헌 / 도판의 출처 / 인용문의 출처 / 찾아보기
책속에서
우루크_세계 최초의 도시
기원전 3000년 무렵 우루크는 인구 3만~5만 명의 번영한 도시로,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이 이루는 삼각주의 북쪽 강변, 지금의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300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5.5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도시를 거대한 성벽이 둘러싼 우루크는 당대 세계 최대 도시였고, 다른 민족이나 도시와 폭넓은 정치 및 통상 관계를 맺고 있었다.
우루크의 발달한 도시 행정과 화려한 건축물은 널리 잘 알려져 있다. 그것을 찬양한 서사시도 몇 편 있는데, 특히 《길가메시 서사시》는 인류 최초의 문학으로 꼽힌다.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는 기원전 27~26세기에 실존한 지배자다. 그러나 서사시에 묘사된 그의 영웅적 행적은 전 시대의 사건을 반영하며, 그의 시대에 왕국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길가메시 시대에 우루크는 이미 1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였고,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척박한 환경에 훌륭하게 적응했다. 중동에는 더 오래된 거주지도 있지만,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 강 사이의 평평하고 습한 충적토에 인간이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5000년 이후의 일이다. 기후가 너무 더운 데다 강물을 다스리기가 어려워 자주 범람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려면 무엇보다 치수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물을 다스리려면 가깝고 먼 이웃 부족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져야 했다. 점점 더 많은 촌락이 합세하자 전문 중재자가 필요해졌다. 고고학적 증거를 보면 기원전 3500년경 우루크에는 넓은 도심, 효율적인 행정 및 지역 조직, 웅장한 공공건물이 있었는데, 이들 모두 도시의 면모를 보여주는 특징이다. 농부들이 식량 문제를 담당했고, 기술자들이 의복·도기·도구의 대량생산 체제를 조직했으며, 예술가들은 아름다운 예술품으로 도시의 미관을 장식했다.
테베_이집트 황금기의 도시
고대 이집트인은 테베에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도시를 건설했다. 시대를 초월한 이 도시에는 역설적으로 불사의 존재라는 파라오들이 죽어 묻혔다. 기술자들은 오래전에 죽은 자의 ‘아쿠(빛나는 영혼)’가 영원히 존재하는 ‘신성한 땅’에서 황금과 채색된 돌을 치우고, 창조주 ‘아몬(숨겨진 자)’과 그의 인간 아들 파라오가 편히 쉴 수 있도록 했다. 오늘날 룩소르에서 볼 수 있는 신전, 궁전, 묘지, 대로를 상상하고 건설하는 데는 2000년의 세월이 걸렸다. 석회암과 화강암의 육중한 벽에 새긴 커다란 상형문자는 아몬의 의지가 인간사에 어떻게 관철되었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무슨 이유에선지 고전 작가들은 이 도시를 그리스의 도시 ‘일곱 성문의 테베’와 같은 명칭으로 불렀으나 본래 이집트 이름은 와세였고, 주민들은 그냥 노, 즉 ‘도시’라고 불렀다. 전성기인 기원전 13세기에 한 시인은 “와세는 모든 도시의 원형이므로 다른 도시들의 이름은 그 참된 이름을 좇는다”라고 읊었다. (중략)
테베의 전성기는 신왕국 시대(기원전 1539~1069년)였다. 당시 테베는 이집트 세계의 중심이었고, 그들의 신 아몬은 누비아에서 레바논에 이르기까지 두루 숭배를 받았다. 파라오의 장례는 국가 신앙의 정서적 핵심이었다. 투트모세 3세(기원전 1479~1425년)를 필두로 신왕국의 거의 모든 파라오는 죽은 후 데이르알바흐리 너머의 사막, 오늘날 ‘왕들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곳에 안치되었다. 왕릉의 벽에는 영혼이 어둠과 진공을 뚫고 두아트, 즉 ‘숭배의 상태’에 도달하는 서사적 그림이 새겨져 있다. 그 선명한 색채와 섬세한 부조는 정신적 자각을 석회암 조각으로 묘사하려 한 테베인의 오랜 꿈을 잘 보여준다.
바그다드_아바스 칼리프 왕조
바그다드는 최고의 대도시였다. 지배 귀족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군대, 관료, 상인, 기술자, 지식인, 학자 등이 힘을 모아 풍요로운 도시 문화를 일구었다. 인구 구성도 국제적이고 다양했다. 아랍 칼리프 왕조가 이란 속국민의 지지를 받아 집권했고 중앙아시아에서 모집한 튀르크 병사들에게 의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칼리프 왕조는 현지 그리스도교도, 유대인, 조로아스터교도도 통합했다. 바그다드의 명성과 부가 널리 알려지자 이슬람 세계를 비롯한 바깥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중략)
바그다드는 중세 이슬람 세계에서 지적 활동의 중심이었을 뿐 아니라 상업의 중추이기도 했다. 부와 사치품이 넘치는 바그다드의 시장은 《천일야화》의 이야기를 낳은 원천이다. 도시의 번영은 후배지의 풍부한 농작과 이슬람 제국의 안팎, 인도양과 중국, 아프리카, 대서양과 유럽에까지 뻗은 방대한 교역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부의 감독 아래 상인들이 운영하는 바그다드의 시장은 세계 각지에서 온 물건을 사고파는 곳으로 상업과 금융 거래의 중심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