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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폭력

시선의 폭력

(편견사회에서 장애인권 바로보기)

시몬 코르프소스 (지은이), 김현아 (옮긴이)
한울림스페셜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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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폭력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시선의 폭력 (편견사회에서 장애인권 바로보기)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인권문제
· ISBN : 9788993143485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6-03-20

책 소개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시몬 코르프소스가 30여 년 동안 장애 아동과 그 가족을 만나며 쌓아온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장애를 둘러싼 사회적 인식과 인간 내면의 심리를 탐구한 책이다.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우리가 왜 본능적으로 장애인과 거리를 두려 하는지 그 심리적 배경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목차

장애 인권 헌장
프롤로그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말문이 막히다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하는 사람들>
‘주변의 수런거림만 들려오는 깊은 침묵의 구렁’┃가슴에 새겨지는 말들
진실을 어떻게 알려야 할까?┃모든 진실을 알려야 할까?┃천국과 지옥 사이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날 리 없어 <충격에 휩싸인 부모들>
돌이 된 사람들┃정신적 외상┃현재가 과거를 다시 현실로 끌어들이다
애도의식┃마음에 남은 흉터

“나는 다운증후군인데, 너는?” <소외감, 정체성, 이타성>
시선의 폭력┃‘다름’의 정체성┃상실의 슬픔을 겪는 아이들
“나는 장애인이 아니에요!”┃흔들리는 정체성

“왜 그래요?” <아이들 머릿속에 맴도는 의구심>
질문을 멈추지 않는 아이들┃형제자매들도 불안하다┃대답을 회피하는 어른들

근원의 수수께끼 <죄의식, 인과관계, 망상>
인과관계 추적하기┃죄책감과 죄의식┃“장애에 걸렸다?”

혐오와 유혹 <장애와 성>
불편한 이야기┃아이의 성 정체성┃영원한 아이┃금지된 출산
거부와 과시: 프리아포스┃화가 툴루즈 로트레크┃혐오스럽거나 매혹적이거나

배척 <남과 닮을 권리>
위험은 ‘닮음’에 있다┃소외와 통합의 역설┃‘다른 사람과 같지 않은’ 혼자?

내가 그를 죽이거나 내가 나를 죽이거나 <온갖 형태의 살해>
살해의 욕망┃환상과 현실 사이에서┃증오가 연민이 될 때
입을 다물다┃군중 속의 고독

당신은 선택할 수 있다 <윤리적 문제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새로운 의학기술┃인간의 개념을 묻다┃불가능한 선택

에필로그 모든 인간은 유일하다

저자소개

시몬 코르프소스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정신분석학자이자 파리 시테대학교 명예교수. 30년 넘게 장애 아동과 그 가족 곁을 지키며, 장애를 결핍이나 병리가 아닌 ‘또 다른 삶의 방식’으로 재정의해 왔다. 국제장애임상세미나(siiclha)의 창립 멤버로서 치료적 상상력과 사회적 연대의 가치를 강조해 온 그의 사유는,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한다.
펼치기

책속에서

장애는 충격이다. 특히 어린아이의 장애는 견디기 힘들 만큼 충격적이다. 그래서 장애가 있는 어린아이와 마주치면 일단 시선을 피하게 된다. 사람들은 어린아이의 장애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심지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족은 장애아를 이웃이 모르게 숨겼다.
장애는 용기를 잃게 한다. 생물학적으로 타고났다는 것은 결과를 돌이킬 수 없다는 뜻이다. 장애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완전히 버리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장애아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치 않다.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 자기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을 만나면 사람들은 당황한다. 게다가 장애아와 함께 있으면 평소 사용하던 의사소통 방식이 혼란에 빠지고 만다. 그 아이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장애는 두려움을 준다. 장애를 생각하면 기이한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완벽한 아이를 꿈꾼다. 하지만 장애아는 사람들이 상상해오던 어린이의 이상적인 이미지, 행복한 아이의 이미지를 깨뜨린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 아이 때문에 느끼게 되는 우울한 감정들이 두렵고, 아이를 보면서 생기는 적대감이 두렵고, 아이처럼 될까 봐 두렵다. 장애아들은 마치 깨진 거울을 보는 것처럼 외면하고 싶은 인간 내면에 있는 ‘이상함’을 드러내 보여주기 때문이다.
장애를 대하는 사회적 시선들


장애아를 둔 부모는 아이의 모습을 깨진 거울을 통해서 본다. 깨진 거울에 비친 아이의 모습에서 부모는 자신과 닮은 점을 찾아내기 어렵다. 거울 속 아이가 자신이 기다리던 아이라는 것을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다. 장애아는 부모가 꿈꾸었던 그런 아이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마음속으로 그리던 아이를 잃은 슬픔에 대해 말한다. (…)
어떤 아이가 태어나든 부모들은 상실을 슬퍼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아이들에게 펼쳐질 멋진 미래를 꿈꾸고, 모든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환상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을 실망시킨다. 그리고 부족한 점도 있고, 능력에 한계도 있지만 아이들은 자기만의 개성을 보여주고, 부모는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게 마련이다. 이상적인 아이의 이미지를 포기하고 나면 현실 속의 아이는 또 다른 기쁨을 가져다준다. 누군가를 잃는 슬픔의 과정은 결국 잃어버린 대상이 있던 자리에 다른 어떤 것을 가져다 놓는 상징화 과정이 된다. 그런데 아이의 장애를 알고 충격을 받은 부모들은 이런 상징화 과정을 거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이다.
애도의식_


논리의 다른 쪽 끝에는 장애아를 완전히 다른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장애아는 낯선 존재, 두려움의 대상이다. 장애가 장애 이외의 다른 개성을 완전히 덮어버린다. 사람들은 아이의 장애만 볼 뿐, 가능성은 보지 않는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장애아 스스로도 자신을 미래도 없고 가능성도 없는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될 위험이 있다. 장애가 있으면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면 중에서 한 가지만을 그 아이의 정체성이라고 축소시켜서 보는 경향이 심해진다. 문제는 다시 한 아이의 정체성과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장애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로 되돌아간다.
“너는 이러이러해.” 이 말은 정체성의 형성에 필요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 때문에 누군가 정말로 ‘이러이러하게’ 되어버린다면 인간을 소외시키는 위험한 말이 되기도 한다. 한 개인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장애라는 단 한 가지 요소로 뭉뚱그리는 것은 장애를 전면에 내세우고 나머지는 몽땅 뒤에 감추는 격이 된다. 아이는 지나치게 단순한 정체성을 가져서는 안 된다.
“나는 장애인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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