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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93208870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10-09-05
책 소개
목차
1. 연결하기 connecting
마리안-혁명 정신, 015 │ 아부 바크르, 헤지라, 025 │이시와라 간지-만주국, 035 │
밴 플리트-코리아 소사이어티, 043 │ 클리오-역사의 심판, 053 │ 클라우제비츠-전쟁론, 061 │ 벅시-도박 산업, 069 │ 여론 조사-밴드왜건 효과, 069 │정로환-재일 한국인, 093
2. 확장하기 expanding
시마 과장-단카이 세대, 105 │ 래리 킹-영어 권력, 115 │ 이안-동성애, 115 │
올더스 헉슬리-멋진 신세계, 135 │ 축구공-월드컵, 145 │ 된장녀-소비 문화, 153│ 키케로-수사학, 163 │ 에버원-안드로이드, 171 │블랙홀-록그룹과 사회주의, 179│ 효도르와 크로캅-현대판 검투사, 187
3. 비교하기 matching
박현채-민족경제론, 199 │ 존 도우와 전국책-북한 핵실험, 209 │에키다 유키코-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 217 │ 20세기 소년-오사카 만국박람회, 229 │베테랑-참다운 보수주의자의 길, 237 │ 시애틀 추장-부동산, 245
4. 돌아보기 reflecting
선재동자-화엄경, 257 │ 토머스 제퍼슨-독립선언서, 265 │수보리-금강경, 273 │ 프리모 레비-이스라엘 극우파, 281 │기시 노부스케-세습 정치가, 289 │유스타치아-무죄 추정 원칙, 297 │ 리어왕-통치권, 305 │애덤 스미스-자유시장 경제, 313
5. 상상하기 imaging
파블로 피카소-혁명적 예술, 325│ 로버트 알트만-시대와 작가, 335 │그랜트 우드-아메리칸 고딕, 347 │ 수전 손택-예술가와 액티비스트, 355 │임성남-탈식민주의 예술가의 초상, 363 │두더지, 현대적 혁명가의 초상, 371
-언어의 부력(浮力)/고종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일단 세계를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 (···) 독일어로 다양하게란 말은 ‘죽은’, ‘서거한’이라는 뜻도 지닌다. 그 말이 어원상 칼로 무언가를 갈라서 분리한다는 뜻에서 비롯된 탓이다. 한데 세계를 바꾸기는커녕 내 나름대로 세계를 이리저리 갈라보며 분별하는 것도 매우 힘에 부치는 일이었다. 아니, 그보다 먼저 재빠르게 세계의 변화가 나를 베어버렸다.
좌파와 달리 좌빠의 좋은 점은 세계의 칼에 베여도 결코 죽지 않는다는 거다. 세계는 나를 바꾸지도 못하고 심지어 나를 해석하지도 못한다. 내 쪽이야말로 흐르는 강이므로 세계는 같은 나를 두 번 건널 수 없다는 식이다. 이거야말로 환멸과 상처를 십수 년 이상 견디고서 얻은 나름의 지론이다.
일단 세계를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 (···) 독일어로 다양하게란 말은 ‘죽은’, ‘서거한’이라는 뜻도 지닌다. 그 말이 어원상 칼로 무언가를 갈라서 분리한다는 뜻에서 비롯된 탓이다. 한데 세계를 바꾸기는커녕 내 나름대로 세계를 이리저리 갈라보며 분별하는 것도 매우 힘에 부치는 일이었다. 아니, 그보다 먼저 재빠르게 세계의 변화가 나를 베어버렸다.
좌파와 달리 좌빠의 좋은 점은 세계의 칼에 베여도 결코 죽지 않는다는 거다. 세계는 나를 바꾸지도 못하고 심지어 나를 해석하지도 못한다. 내 쪽이야말로 흐르는 강이므로 세계는 같은 나를 두 번 건널 수 없다는 식이다. 이거야말로 환멸과 상처를 십수 년 이상 견디고서 얻은 나름의 지론이다.
한국 록음악 중흥의 역사도 1986년부터 꼽아서 올해로 25년이다. 어떤 점에서는 광복 60주년보다 값지다. 또 한국 록의 역사에서 1986년의 르네상스는 소위 정치적 민주화와 관련하여 언급되는 ‘87년 체제’에 못하지 않다. 중흥기 이후의 한국 록음악은 민노총 15년의 두 배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것이다. (···)
엉뚱하게 들리겠지만 본디 록그룹과 사회주의는 그 이념이 같다. 그 공통 이념은 ‘모두가 하나를 위해서, 하나는 모두를 위해서’로 요약된다. 흔히 우리는 록그룹을 리더라든가 리드 보컬의 이름을 통해 기억하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록그룹이 내부 주도권 다툼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하다가 해제되어 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주의 이념의 관철이 필요하다. ‘딥퍼플’의 예를 들어보자. 그 유명한 리치 브랙모어도 절에 간 색시처럼 얌전하게 오르건에 맞춰서 연주하고 있다. 이게 바로 록그룹의 맛이라면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