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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감독/배우
· ISBN : 9788993489019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09-06-29
책 소개
목차
김기덕
한국영화의 출발
소명
집을 떠난다는 것
다시 한국으로
영화를 만드는 재료들
비화
존재의 이유
리얼리티의 고통
관계와 개인
자기충족
기획자의 변
인터뷰[전문]
영화와 수상
리뷰
책속에서
김기덕의 악당, 범죄자, 부도덕 자들은 절대적으로 악하지도 못하다. 악이란 선과의 차별을 의식할 때에만 성립한다는 간단한 진리 때문에라도 그렇다. 그 인물들은 선이 무엇인지 모르므로 스스로를 악으로 규정할 수도 없다. 게다가 우리가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인류가 잘못을 바로 잡는 데 실패했다는 김기덕의 신념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위대한 남자도, 위대한 여자도 있었건만, 그 위인들의 위대한 모습으로 건설된 사회는 어디에도 없다.
제비 한 마리가 봄을 부르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인간의 본성은 불행하게도 치졸하고 자기중심적이다.
일반적으로 영화팬들은 여가를 즐기고 고민을 달래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다. 쓰라린 심장과 잔뜩 꼬인 머리로 영화관을 떠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사실 정도는 그도 잘 알고 있다. 관객들은 수저로 떠먹여주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김기덕은 깊은 사고를 자극하는 노력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도대체 “진정한 사랑”이 뭐란 말인가. 개인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며, 정확히 사랑하는 만큼 사랑받기를 원할 때 갈등과 고통이 발생한다. 그러니까 잠자는 개들은 건드리지 않는 게 낫다? 아니, 그건 김기덕의 방식이 아니다. 그의 질문들은 우리의 내면에서 동면중인 개들을 깨운다. 관객들과 평론가들이 그의 영화에 강하게 저항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저는 영화로 철학자나 권력자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슬퍼하고 분노하며 이해하고 노력하고 그러면서 결국 초월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들고 영화를 만드는 시간동안 너무나 고통스럽고 슬프며 행복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미 모두 공범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모두를 나누지만 전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는 서로 마주보는 거울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