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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3799347
· 쪽수 : 341쪽
· 출판일 : 2011-02-22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지혜
위를 헤아리고 아래를 포용하라
근시란 자고로 이런 것
쟁공과 겸퇴
소 잡는 데 닭 잡는 칼 쓰랴
보신을 얕보지 마라
영중 장막 속에 앉아서
의리와 리더 유비
2부 좌절
노마연잔두 하는 법이니
조식은 왜 실패했나
제갈공을 위하여
죽음 앞에 선 그들
슬픈 양자
위연과 양의, 그 혹독한 대립
재능과 야망의 종말
3부 기사
식감, 관상, 점술 그 오묘함에 대하여
저주받은 환관들
만두와 칠종칠금
관작 일화와 관우
나무가 새를 골랐을까
천명은 과연 존재하는가
4부 역사
천하 생령이 먼저다
“푸르디푸른 하늘아!”, 어느 영혼의 탄식
이 나라가 어떻게 일군 나란데…
남는 것은 승자의 기록뿐
인과응보를 말한다
5부 선비
난세를 지날 땐 이렇게
날 알아주는 이가 없다면
촉한에 닥친 비극
어느 문사의 행로
법치의 그늘 아래
의연하고 당당한 발걸음
패자를 위한 변명
6부 풍운
극단으로 흐르면 반드시 거짓이
유재시거가 부른 종말
역시 형제보다는 자식이
양 장의 빛과 그림자
본문주석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회남자” ‘제속훈(齊俗訓)’에는 시비(是非)가 이렇게 풀이돼 있다.
어떤 일이 자기에게 합당하다고 하여 시(是)라고 여기나, 그것이 처음부터 옳은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 마음에 거슬린다고 해 비(非)라고 여기나, 그것이 처음부터 그른 것은 아니다. 시를 구하는 것은 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니오, 자기에게 맞는 것을 구하는 것이다. 비를 물리치는 것은 그릇됨을 배격하는 것이 아니오, 마음에 안 맞는 것을 물리치는 것이다.
읽기에 따라 줏대없는 양비양시론(兩非兩是論)을 이야기하는 듯하나, 속뜻은 그게 아니다. 세상사 시비에 담길 수밖에 없는 ‘자의적 해석’을 경계하는 엄중한 충고다.
곽박이 안함을 만났을 때다. 곽박은 그를 위해 점을 쳐주려고 했다. 그러자 종육을 빼닮은 듯한 안함이 말했다.
“수명은 하늘에 달려 있고, 지위는 사람에게 달려 있소. 자신을 수양했지만 하늘이 허락해주지 않는 것은 운명이며, 도를 지켰으나 남이 알아주지 않는 것은 타고난 것이오. 저절로 타고난 운명이 있는 법이니 굳이 수고스럽게 점을 칠 필요가 없소.”
명나라 창업공신 유기(劉基)가 남긴 글은 좀 더 본질적이다. 그는 ‘사마계주가 점을 논하다(司馬季主論卜)’라는 글에서 진(秦)나라 동릉후 소평이 벼슬을 잃은 뒤 계주를 찾아간 일화를 소개한다. 벼슬을 잃고 실의에 차 있던 소평은 계주를 찾아 미래를 점쳐줄 것을 요구한다.
계주는 담담하게 답했다.
“시초(蓍草 점치는 데 쓰는 풀)는 마른 풀일 뿐이고, 거북 등껍데기(역시 점을 치는 도구)도 마른 뼈다귀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물 중에서 사람만이 영험한데, 왜 자신을 믿지 않고 사물을 믿는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