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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93824506
· 쪽수 : 708쪽
· 출판일 : 2011-04-08
책 소개
목차
헥터
아누크
해리
코니
로지
마놀리스
아이샤
리치
책속에서
해리는 꼬마를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휴고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리고 다리를 들어 해리의 정강이를 뻥 하고 걷어찼다. 순간 헥터의 혈관에 흐르던 기운이 확 밀려오면서 목에 난 털이 다 곤두설 지경이었다. 그때, 사촌 해리의 팔이 허공에서 크게 포물선을 그리면서 커다란 손바닥으로 휴고를 내리쳤다. 어슴푸레한 황혼의 빛을 가르며 ‘철썩’ 매서운 소리가 메아리쳤다. 휴고는 큰 충격에 사로잡힌 듯 멍하니 해리를 올려다보았다. 잠시 고요가 감돌았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신을 매섭게 내리친 어른의 행동이 앞으로 어떤 고통을 가져올지 상상도 하지 못하는 게 분명했다.
“어떻게 애를 때릴 수가 있지, 깡패 같은 놈! 나도 우리 그이도 애한테 손 하나 까딱 않고 애지중지 키웠다고. 매질 한 번 안 했는데!” 헥터를 향하는 휴고의 눈빛이 감지되었다. 로지의 젖을 빨던 휴고가 고개를 돌리며 이렇게 말했다. “내 허락 없이는 아무도 내 몸을 만지면 안 되는 거랬어.” 휴고가 새된 소리로 뻔뻔하게 말했다. 대체 어디서 저런 말을 배운 걸까 궁금할 지경이었다.
로지는 하늘이 무너지고 희망이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변호사는 변론을 끝내고 나서,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판사를 바라보았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개리가 낮고 긴 숨을 내뱉었다. 샤미라가 로지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이쯤 되면 남편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할 필요조차 없었다. 이게 끝이라는 걸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로지는 몸을 숙이고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