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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93912050
· 쪽수 : 596쪽
· 출판일 : 2009-07-01
책 소개
목차
1부
2부
3부
옮긴이의 말
집요한 농담에 대한 단상 * 듀나
책속에서
“하늘처럼 파란 커피네요?”
요요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감탄했다.
“터키옥처럼 푸른빛이 난다고 해서 터키 커피라고도 하지. 색깔만 놀라운 게 아냐. 맛을 보면 정말 깜짝 놀랄걸?”
요요는 약간 단맛이 나는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잔을 내려놓았다. 평생 이런 커피는 처음 마셔 보는 것이었다.
카페 파이루츠는 쌉쌀하면서도 묘한 여운이 남았다. 푸른 터키옥 빛깔의 커피는 목을 넘어가는 순간, 온몸에 기적과도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명치끝이 싸하면서 마치 파란 물감이 번지듯 따스한 기분이 온몸에 퍼졌다. 요요는 자기도 모르게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들이켰다. - 87쪽 중에서
“장벽의 두께라고? 그거에 관해서야 의견이 분분하지. 나는 개인적으로 장벽의 두께가 일정하지 않다고 봐. 그러니까 장소에 따라 두꺼운 데가 있는가 하면 얇은 곳도 있지 않을까. 50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곳이 있고, 1킬로미터가 넘는 곳도 있을 거야. 게다가 장벽은 아래로 내려올수록 위보다 두꺼워. 다시 말해서 땅속에 있는 장벽의 뿌리는 그 두께가 몇 킬로미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거지. 이런 계산이 맞다면 어느 정도 장벽 속에 머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일 거야.” - 149쪽 중에서
“참 유감이군.”
마침내 알리시아가 입을 열었다.
“우린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일 수 있을 텐데.”
요요는 귀를 의심했다. 저건 무슨 수작일까? 시간을 벌려는 것일까? 아무튼 진심은 아니다. 그게 아니면 돌았거나.
“네가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니구나.”
이렇게 말하며 요요는 마침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기 시작했다. - 176쪽 중에서
“뭐라고요?”
내가 되물었다.
“이 지하 공간이 어디에 있느냐고.”
“그거야 노랑 정원이겠죠.”
“아니, 틀렸어. 우린 바로 장벽 바로 밑에 있어.”
장벽 바로 밑에! 난 너무나 놀란 나머지 흑 하고 입을 다물며 눈을 크게 떴다.
“장벽 바로 밑? 아냐, 안 돼, 어떻게……. 불가능한 일이에요.”
“천만의 말씀. 여기서 나가는 순간, 넌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게 될 거야.” - 264쪽 중에서
알리시아는 기분 좋게 웃었다. 승자의 웃음이었다. 권총을 풀밭에 던진 알리시아는 요요에게 다가왔다. 그녀가 요요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좋아.”
다시 알리시아가 말했다.
“난 네가 모든 걸 망쳐 놓으리란 걸 알고 있었지.”
그런 다음 알리시아는 부하들을 불러 요요를 데리고 가게 했다. 요요는 부하들에 이끌려 한참 숲길을 걸었다. 걸어가는 동안 하늘이 빙빙 도는 것만 같았다. 알리시아가 키스를 하다니. - 410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