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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4013657
· 쪽수 : 344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새로운 시작에 관하여
하나, 고백할 수 없는 이야기에 사로잡히다
둘, 웃음 뒤에 감춰진 잔인한 분노들
셋,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 칭찬
넷, 고통이라는 선물
다섯, 숨어 있기 좋은 방
2부 변화에 관하여
여섯,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상실의 두려움
일곱, 사랑을 막아서는 슬픔들
여덟, 매일 지갑을 잃어버리는 남자
아홉, 아이가 변하면 가족도 변하는 법
열, 왜 위험은 또 다른 위험 속으로 숨어드는가
열하나, 지루함과 나른함의 차이
열둘, 미래에 대한 애도
열셋, 어떻게 분노가 슬픔을 막아서는가
열넷, 당신을 미치게 하는 삶의 아이러니
열다섯, 잊고 싶은 과거로의 회귀
3부 사랑에 관하여
열일곱, ‘집’이라는 것의 의미
열여덟, 고통을 줄여주는 피해망상
열아홉, 내가 잃어버린 그림자
스물, 왜 부모가 자식을 시기할까
스물하나, 불가능한 것을 바라는 마음
스물둘, 달달한 초콜릿 속에 감춰진 증오
스물셋, 사랑을 방해하는 상사병의 진실
4부 거짓말에 관하여
스물넷, 말할 수 없는 비밀
스물다섯, ‘결혼’이라는 관계에 대한 두려움
스물여섯, 나는 당신과는 다르다
스물일곱, 외로움이 불러온 복수
스물여덟, 빛이 크면 그림자도 크다
5부 마지막에 관하여
스물아홉, 철저한 침묵
서른, 떠나보내기
서른하나, 꿈에서 깨어난다는 것
나가는 말
출처와 일러두기
리뷰
책속에서
작가 카렌 브릭센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슬픔은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어 내거나 그것에 관해 이야기할 때 세상에 태어날 수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신의 슬픔에 관해 도저히 털어놓을 수 없다면 어떻겠는가? 그 대신 그의 이야기가 그에게 말을 걸어온다면?
나는 경험으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배웠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의 어린 시절을 적당히 표현할 만한 단어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도저히 소리 내어 고백할 수 없는 이야기를 자신 안에 남겨놓는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려줄 방법을 찾을 수 없을 때 이야기가 먼저 말을 걸어온다. 우리는 그것을 꿈으로 꾸기도 하고, 특이한 증상으로 개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자신의 모습으로 마주하기도 한다.
그때 릴리가 입을 열었다.
“기숙학교에서 한 번 심하게 무너져 내린 적이 있어요. 한밤중에 기숙사 뒤에 있던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를 걸었어요. 공중전화 박스의 환한 불빛 주위로 벌레들이 윙윙거리며 날아다녔죠. 난 그때 매우 흥분한 상태에서 울고 있었어요. ‘제발 나 좀 집에 데려가 줘요, 제발이요. 집에 가면 정말 안 돼요?’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어요. ‘안 돼, 집에는 못 와.’
그 후에도 상황은 갈수로 나빠지기만 했어요. 그래도 난 기숙사에 억지로 남아 있었죠. 그러고 나서 내 안의 무언가가 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날, 그 무너져 내렸던 경험이 마치 용광로처럼 타올라 내 마음속의 미음이란 믿음을 오통 다 불태워 없애버렸어요.”
릴리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 귀에는 그녀의 꿈 이야기가 동시에 들려왔다. 위험에 빠진 소녀, 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상황, 그 어린 소녀의 엄마와 아빠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누군가가 하는 말과 그 사람이 당신에게 느끼게 하는 감정 사이에 이런 간극이 벌어지는 상황은 일상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다. 우울할 때 걸려오는 친구의 전화를 한번 생각해보자. 그 친구는 도움이 되는 말로 기운을 북돋아주려 애쓰지만 당신의 기분은 오히려 더 가라앉지 않는가. 맷이 하는 말과 그가 내 안에 불러일으키는 감정의 간극은 엄청나게 컸다. 그는 무시무시한 삶에 관해 묘사하고 있지만 나는 전혀 겁이 나지 않았다. 심지어는 평소의 나답지 않게 대화에 집중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