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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 ISBN : 9788994207131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꿈속의 항해
사람은 왜 바다로 나아갔을까?
출항, 상하이 양산 터미널
밝게 빛나는 큰 그릇, 페가서스
컨테이너선, 왜 커질까
비평가의 안복
기계의 소리, 조화로운 불협화음
바닷사람답다는 것
기항지, 홍콩
오늘날의 항해술, 대항해시대와 무엇이 다를까?
사물의 변증법
컨텍스트 속의 사물
기항지, 포트켈랑
21세기의 해적
비평과 관찰의 일과
선박이라는 기계, 인간과 환경의 인터페이스
바다의 힘, 넓음
시나이 반도와 수에즈 운하
항해와 미신
항해의 어려움
바다의 노동
지브롤터 해협
기항지, 사우샘프턴
에필로그, 죽은 고양이
부록: 바다에서 만난 갖가지 배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수많은 기다림과 혼란과 초조함 속에 양산 터미널 안에 있는 출입국관리소에서 여권 검사를 마치고 배 앞에 섰을 때에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처음 마주 대한 페가서스는 정말로 성이었다. 이래서 내가 접근하기 쉽지 않았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길이 363미터, 부두 바닥에서 갑판까지의 높이 20미터, 6000여 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있는 페가서스는 정말로 성 그 자체였다.”
“페가서스의 항해에 대한 비평은 그런 식의 비평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숨어 있는 층위를 찾아서 밑으로 파헤쳐 들어가는 게임이 아니라 눈앞에 펼쳐진 사물들이 얽혀서 만들어내는 직조 혹은 매트릭스에 관심이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라는 기계는 인간으로 하여금 바다와 어떻게 만나게 하는지,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인간이 배와 어떻게 만나게 하는지, 강철이라는 물질은 배가 어떻게 바다와 만나게 하는지, 그리고 그런 만남은 역사적으로 어떤 단계에 와 있는지가 이번 항해 여행 겸 비평 여행에서 알고자 하는 것이다.”
“2월 5일 토요일, 브리지에는 해적에 대한 온갖 텔렉스 메시지로 어수선하다. 거의 매일 한 건 꼴로 해적의 공격 시도에 대한 보고가 들어오고 있다. 이젠 점점 더 해적들과 가까워지는 것이다. … 저녁 무렵 선장이 직접 받은 이메일 메시지를 들고 브리지에 올라왔다. CMA CGM 쇼팽이 공격당할 뻔했다는 것이다! 쇼팽이라면 원래 내가 부산에서 타려고 했던 그 배가 아닌가! 순간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일 그 배에 탔었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