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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94343051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0-06-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가슴속에 차오르는 뜨거운 희망과 기대에 부풀며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고, 창이 열리길 조바심 내며 기다렸다. 이윽고 동영상을 보여주는 작은 창이 떴고, 나는 재생 버튼을 클릭했다.
처음 몇 초 동안엔 검은 화면이 전부였다. 그러더니 점차 희미한 영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천장 쪽에 설치된 고정 카메라에서 내려찍은 장면으로, 관광청 비디오에서 보았던 하얀 욕실 타일 바닥이 보였다. 실망감이 밀려왔다. 관광청에서 본 비디오와 같은 영상이 아닌가? 하지만 잠시 후, 뭔가 무거운 것을 질질 끌고 오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화면 한 귀퉁이에서 움직임이 보였다. 곧이어 시커먼 사람 형체 하나가 화면에 나타나 타일 바닥에 무언가를 던져놓았는데 그것은…….
손발이 묶인 돈세비치였다.
그렇다면 시커먼 사람 형체의 정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나 덱스터 모건이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등을 봐도 나고, 17달러를 주고 깎은 머리 스타일을 봐도 나고, 목덜미를 봐도 나고, 멋진 검은색 셔츠 칼라를 봐도 틀림없는 나였다.
실망감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화면이었기에 관심도는 급속도로 높아졌다.
화면 속의 나는 허리를 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도 카메라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곧이어 나는 화면 속에서 사라져버렸고, 그사이에 욕조 안에 누운 돈세비치가 꿈틀거렸다. 그리고 전기톱을 든 나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톱날이 기세 좋게 돌아가고 팔을 치켜드는 나의 모습…….
거기서 화면은 어둠으로 바뀌었다. 동영상은 바로 그곳에서 끝이었다.
충격에 휩싸인 나는 몇 분간 멍하니 앉아 있었다. 복도에서 뭔가 짤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들어와 서랍을 여닫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나가버렸다. 전화벨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나는 전화도 받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
화면 속의 남자는 두말할 나위 없이 나였다. 내가 나오는 동영상이, 흐릿하긴 하지만 분명히 내가 나오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가 있다. ‘살인 보조개’ 덱스터 모건이 실제로 살인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겼다. 평소에도 인터넷 동영상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나였지만, 이 영상은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내가 카메라에 찍히다니, 그것도 모자라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유튜브에 올라가 있다니…. 실로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