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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4343792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2-12-11
책 소개
목차
늦겨울
하루카
초봄
에리코
흐린 봄날
청풍
스에나가 마스미
가을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히라타 마코토平田誠의 ‘히라’는 평범을 뜻한다. 그는 자조하듯이 어릴 때부터 기억을 더듬었다.
이 흔해빠진 성은 그가 태어나 자란 지역에 특히 많아서, 초중고를 통틀어 반에 반드시 한 명 이상의 히라타가 있었다. 이름도 그의 세대에는 지극히 흔한 편이어서 ‘眞‘ ’信’ 등 한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똑같은 이름까지 포함하면 한 반에 몇 명이나 있었고, 어떤 때는 히라타 마코토가 두 명이던 적도 있었다. 이름이 평범하니 체격도 보통, 살집도 보통, 특별히 잘하는 과목도 없고 못하는 과목도 없는, 자기소개하기가 아주 난감한 학생이었다. 자신은 이대로 세상에 묻혀 나이를 먹어가겠구나, 하고 히라타는 평범한 장래를 상상했다.
대학에서 마케팅 동아리에 든 것은 십 년쯤 시대를 앞선 것이었지만, 졸업 후 창업할 만한 재능과 배짱이 없어 대부분 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마차를 끄는 말처럼 일하는 것이 당시 일본의 평범한 샐러리맨의 모습이었다. 열렬한 연애는 아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적령기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가정보다 일을 우선하는 아버지와 집안일을 야무지게 돌보며 취미생활에 바쁜 엄마, 엄마와는 나이차 있는 자매 같지만 아빠는 다소 무시하는 딸, 홈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전형적인 가정이었다. 히라타는 평범하게 나이를 먹어갔다. 그런데 딸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아내는 자살했다. 자신은 암 선고를 받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평범과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수국이 피고 우산꽃도 활짝 폈다.
장마가 끝나고 흉악한 태양이 대지를 달구었다.
삼복이 지나고 건조한 바람이 몸의 열을 식혔다.
추분이 지나고 입동이 지나고…… 책장이 넘어가듯 계절이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