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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
· ISBN : 9788994407807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기획자의 말
보여지는 나
타인의 시선
시선의 힘, 시선의 능력
사랑의 시선은 왜 특별한가?
보여지고 싶은 욕망
셀카는 사진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세상 속에 있는 나
세상을 바꾸어 가는 나
책속에서
거울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나의 모습을 비추어 줍니다. 나는 그 모습을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본다면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며 보고 있는 거예요. 분명 나의 눈으로 거울 속 내 모습을 보고 있는데도 그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니, 생각해 보면 이는 참 오묘한 현상이지요. 당장 거울을 보지 않더라도, 혹은 거울을 보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늘 내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 의식합니다. 누군가가 흘깃 나를 본다는 느낌을 받자마자 집에서 거울을 보고 나왔지만, 그사이에 머리가 흐트러진 건 아닌지, 내 얼굴에 뭐가 묻은 건 아닌지 신경을 쓰게 되지요.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에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나를 생각하고 의식하는 시간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세상과 타인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이 능력이야말로 내 속에서 작동하는 타인의 시선에 저항할 수 있는 출발점이에요. 세상과 타인을 ‘다르게’ 볼 수 있다면 나는 나 자신을 내 속에서 작동하는 타인의 시선과 ‘다르게’ 볼 수 있게 되고, 나아가 그런 나를 세상을 향해 드러내 보여 줌으로써 당대를 지배하는 시선의 가치 규범을 바꾸고 변화시켜 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우리 사회의 규범, 가치관, 심지어 세계관은 사람들이 서로를 보고, 서로에게 보여지는 사건들 속에서, 다르게 보고?보여짐의 미세한 사건들을 통해 바뀌어 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보인다는 걸 알고 있는 존재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그것은 나 자신에 대한 나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나는 나 자신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평가하며 규제하거나 때로는 그에 반발하기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에게는 보여지는 나를 의식하지 않는 혹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어요. 내 신체의 가시성을 망각하는 순간, 내가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는 시간들이에요. 그 순간 우리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을 때와는 달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