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도록
· ISBN : 9788997128679
· 쪽수 : 456쪽
책 소개
목차
파트 1
바로크 백남준
아날로그 몰입
전자초고속도로
일어나! 1984년이야!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
상상적 비디오 풍경
샬럿 무어먼: 우연과 필연
로봇 K-456
완벽한 최후의 1초
텍스트: 챕터 1 - 챕터 10
후기 산업사회를 위한 미디어 계획, 1974
21세기까지는 고작 26년밖에 남지 않았다 ━ 백남준
파트2
서문 ━ 김성은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 ━ 이수영
완벽한 최후의 1초 ━ 한누리
백남준의 첫 '음악 전시' 구상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 ━ 이희경
일어나지 않은 인터뷰의 기록 ━ 정세랑
바로크 백남준, 아날로그 몰입을 위하여 ━ 이수영
부록, 기술보고서 그랜드 루프, 바로크 레이저에 대한 경의 ━ 홍민기
백남준 비디오의 체험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 문혜진
촛불에서 레이저까지. 기술적 인공 빛의 예술가 백남준 ━ 김남시
바로크 연구소에서의 레이저 실험 ━ 도혜린
미디어 컨설턴트,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 ━ 김윤서
백남준의 보고서와 과학기술사 ━ 최형섭
판권
저자소개
책속에서
백남준은 상대적 위치에서 개별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예술을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보았다. 생각의 전환을 맞이한 백남준은 무한한 가변적 상태의 ‘장(field)’을 구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장의 개별자로 관객을 초대하고자 했다. 그러나 당시 관객은 객석에 고정되어 자유를 잃은 자였다. 전위적인 음악으로 분류되었던 불확정적인 음악 또한 “청중이 아니라, 오로지 연주자에게만 불확정성에 호소할 자유를 보장”하며, “관객에게는 음악을 듣거나 듣지 않을 자유”만을 허락했다. 백남준이 보기에 이러한 제한적 자유 안에서 감상하게 될 불확정적인 음악은 기존 음악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래서 백남준은 “어떤 불확정적인 음악도, 악보가 있는 어떤 음악도 작곡”하지 않으며, 음악을 “전시(exposition)”하겠다고 선언한다. 음악 전시회라는 새로운 장을 통해 백남준은 불확정적인 음악의 다음 단계로 관객이 자유롭게 행동하고 즐기기를 바랐던 것이다. (한누리 - 완벽한 최후의 1초)
1958년 12월 슈타이네케에게 보낸 편지에서 백남준은 자신의 음악 방향을 이렇게 표명했다. 쇤베르크가 ‘무조성’을 썼고, 케이지가 ‘무작곡’을 썼으니, 나는 ‘무음악’을 쓰겠노라고. 쇤베르크가 수백 년 동안 서양음악을 지배해오던 ‘조성’의 세계를 벗어나 불협화음이 난무하는 무조 음악의 세계를 개척했다면, 케이지는 음들을 구성하고 일관된 구도로 배치하는 ‘작곡’ 대신 음들이 스스로 울리게 내버려두거나 작곡가의 의도를 없애버림으로써 전통적인 작곡 관념을 해체했다. 그렇다면 이제 자신은 ‘음악’이라 불려온 것의 경계를 넘어 그 존재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었다. (이희경 - 백남준의 첫 ‘음악 전시’ 구상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비슷한 진동수로 고개를 끄덕였을 때, 다시 한무리의 사람들이 디지털 악기들을 들고 곁을 스쳐갔다. 두드림만으로 관악기를 흉내 낼 수 있을 기계들이 이번엔 안쪽을 향했다. 몇은 인터뷰이의 시대에 있었던 악기들이었고 또 몇은 최근에 등장한 것이었다. 인터뷰이의 눈에 즐거움이 스치는 것을 보았다. 그 악기들을 얼른 만져보고 싶어 하는 열의가 느껴졌다. 언제나 음악이 시작점이었다. 그리고 시작점에서 뻗어나간 것들은, 한 번도 끝난 적이 없었다.
“ 상상할 수 있는 사건들과 상상 밖의 사건들이 여기서 함께 일어나겠네요. 최종적인 연주가, 악보에서 지나치게 달라지면 그래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으시겠어요?” (정세랑 - 일어나지 않은 인터뷰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