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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4820552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9-12-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지나가는 비 …13
흑석동 …14
북쪽에 살아요 …15
검은 우체국 …16
꿈 …17
블랙 …18
세탁기는 돌아가고 …20
응급실 …22
하늘공방 …24
소음을 들고 …26
미스 …27
거울 …28
대설주의보 …29
12월 …30
그 집 …32
2부
빛 …35
여름병동 …36
새를 보내고 …38
블랙타임 …39
저녁 풍경 …40
별 …42
안나푸르나 …43
나비 …44
겨울 일기 …46
세공사 김 씨 …47
나를 지운다 …48
지하철 1호선 …49
토요일의 비 …50
안개가 따라와 …51
어제 …52
3부
졸업 …55
여름 여행 …56
덧니, 거울에 대고 …58
종합병원 …60
안개주의보 …61
블랙커피 …62
불면 …64
토요일 공원 …66
겨울 꿈 …68
볕 드는 집 …70
빛 …71
시외버스터미널 …72
어제를 읽는다 …74
산울음 …75
때로는 꽃도 아파요 …76
4부
별나라 …79
가끔 그래 …80
멸치 …82
팥죽 …84
낙엽 …85
달과 별은 엄마랑 노래 부르고 …86
안나의 방 …87
날씨 …88
내일은 푸른 하늘 …90
심야버스 …91
겨울 봄 사이 …92
불자동차 …93
운동장 …94
블랙블랙 …96
파랑주의보 …98
유리 물고기 …100
*작품 해설 / 김신영 …102
저자소개
책속에서
새를 보내고
한동안
어미 잃은 아기고양이를 길렀다 너는
먼저 정을 붙이고 새라고 부르고
나와 새 사이에서 중성이 되고 너는
정리해고의 가슴 섧은 세월을 새와
시간퍼즐게임으로 아물어져 가고 나는
갱년기를 잃어버리고
때때로
새는 모서리마다 영역을 표시하고
밥투정으로 시위를 벌이곤 했다
벽과 침대 사이에서 크레바스는
잠결마다 새를 풀어 달라고 아우성치고
새를 어미에게 보내기로 했다
우리는
세공사 김 씨
세공사 김 씨, 해묵은 천식을 뱉는다 우리는 가끔 그의 죽음을 본다 달궈진 불 속의 흰 뼈들, 그의 손가락에 붙은 금은 아프다 재개발이 확정된 예지동, 낮의 시간은 금일 때문에 손이 형벌을 받는다 시계 속에 칸칸이 앉은 사람들, 우리는 소리없는 부속들 카페인으로 하루를 보낸다 현관문이 열리면 풍경소리에 졸던 초침이 깨어난다 여름을 버틴다 서로 몸이 묶인 채 벽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수도배관들
염산냄새에 민감한 건물이 중병을 앓고 벽에서 흔들리는 쇠붙이들은 붉은 녹을 산란 중이다 창밖의 은행나무도 눈을 잃은 가을, 시계방을 기웃거린다 금이 좋아 예지동을 떠나지 못하는 김 씨, 카메라들이 앉았던 자리에 시계들이 해바라기로 피어나고 늦은 오후가 노숙자처럼 재개발지역을 지난다 접근금지령이 내려진 예지동 세공공장 뒷골목, 금거북이들은 유행을 쫓아 사라지고
안나의 방
안나는 나보다 열 살이 많아요
나이가 많으면 뭐 어쩌겠어요
안나의 방에서 라디오가 노래를 해요
이야기가 새어 나와요 하루종일
학교에 가지 않으니까 안나는
심심하니까 하루하루
토끼가 춤추고 염소는 노래해요
꼴을 먹이니까
안나를 좋아하니까
안나의 방을 기웃거려요
깊고 푸른 방에 새겨진
곱은 등자욱이 펴지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