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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4943367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17-01-2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겨울 혹은 그리움, 그리고 러브레터
꽃송이 같은 첫눈 - 강경애
크리스마스와 여자 - 박인환
편지 - 백석
백설부(白雪賦) - 김진섭
눈 오던 밤의 춘희 - 백신애
설천야(雪天夜)의 대동강 반(畔) - 임 화
잊음의 나라로 - 이광수
눈 오는 거리 - 방정환
겨울과 연말 - 방정환
연하장 쓰는 법 - 방정환
없는 이의 행복 - 방정환
설야산책(雪夜散策) - 노천명
눈 오는 밤 - 노천명
겨울밤 - 노천명
겨울밤의 이야기 - 노천명
세모단상(歲暮斷想) - 노천명
어느 일요일 - 노천명
눈 내리는 황혼 - 채만식
명태 - 채만식
동면(冬眠) - 채만식
설 없는 신년…… 기타 - 채만식
살아가는 법 - 홍난파
별 - 김동인
양덕온천 회상 - 김남천
동창(冬窓) 앞에서 - 계용묵
방서한(放書恨) - 계용묵
전원교향곡의 밤 - 이효석
계절의 낙서 - 이효석
채롱(綵籠) - 이효석
수선화 - 이효석
마음에 남는 풍경 - 이효석
보험 없는 화재 - 이 상
공지(空地)에서 - 이 상
도회의 인심 - 이 상
서망율도(西望栗島) - 이 상
담요 - 최서해
눈 온 아침 - 이태준
설중방란기(雪中訪蘭記) - 이태준
동경에 있는 S누이에게 - 이태준
수선(水仙) - 이태준
저자소개
책속에서
겨울은 외로운 계절이다. 무척 마음을 상하게 하는 밤이 이어진다. 그럴 때 여자를 만나 크리스마스이브 종소리를 들으면 잠들지도 못하고, 그러면서도 고요한 거리…… 반드시 눈이 내려야 하는 거리를 걷는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 박인환, <크리스마스와 여자> 중에서
눈 오는 날은 마음이 고와집니다. 먼 데 있는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아무라도 껴안고 싶게 다정해지는 눈 오는 날, 퍼붓는 눈 속에 저무는 거리를 혼자서 걸어가는 재미! 아아, 나는 어릴 때부터 얼마나 눈 쏟아지는 북극의 거리를 그리워하며 컸는지 모릅니다.
- 방정환, <눈 오는 거리> 중에서
나는 이 밤에 뉘 집을 찾고 싶지는 않다. 어느 친구를 만나고 싶지도 않다. 그저 이 눈을 맞으며 한없이 걷는 것이 오직 내게 필요한 휴식일 것 같다. 끝없이 이렇게 눈을 맞으며 걷고 싶다.
- 노천명, <설야산책> 중에서
겨울이 없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퍽 쓸쓸하다. 그 이유는 눈이 내리기 때문이다. 눈은 이 땅 위에 흩어진 모든 보기 싫은 것들, 추한 물건을 하얗게 덮어서 우리의 시야를 아름답게 해줄 뿐만 아니라, 마음속의 어지럽고 미운 것들까지도 곱게 덮어주는 것이니, 실로 눈이 오는 날엔 누구에게나 천사가 되어주고 싶다.
- 노천명, <겨울밤> 중에서
눈이 없다면 겨울은 얼마나 삭막할까. 눈이 있기 때문에 겨울도 다른 시절에 밑지지 않게 아름다운 것이다. 눈송이 날리는 아침과 저녁, 눈 쌓인 상록수, 하얀 거리, 신발 밑에서 빠작빠작 울리는 눈 쌓인 길, 기온이 낮아졌다가 별안간 차가워진 아침, 수림의 휘추리(가늘고 긴 나뭇가지)에 만화(萬華)의 그림을 그려 놓는 수빙(樹氷, 나뭇가지에 응결된 얇은 얼음 층) ─ 이 모든 아름다운 것으로 인해 겨울은 다른 시절에 비해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다.
- 이효석, <계절의 낙서> 중에서
나는 담요 접던 손으로 찌르르한 가슴을 부둥켜안았다. 그렇게 멍하니 내려앉은 내 마음은, 때(時, 시간)라는 층계를 밟아 멀리멀리 옛적으로 달아났다. 나는 끝없이, 끝없이 달아나는 그 마음을 그대로 놓쳐버리기 너무 아쉬워 그대로 여기에 쓴다.
- 최서해, <담요> 중에서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얼마나 호사스러운 세상입니까. 나는 이날 아침만은 내가 아는 모든 길을 잊고 싶습니다. 그리고 날짐승 하나 지나지 않은 길 없는 새길을 걸어 멀리멀리 가고 싶습니다.
-이태준, <눈 온 아침> 중에서
나는 슬펐습니다. 나는 제게 사랑과 정성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 사랑에 만족했을 줄 믿었습니다. 사랑이란 잔인하기도 한 것. 나는 불을 끄고 누워 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어찌할까요? 나는 겨울이면 수선을 사다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도 탐내온 향락입니다. 그것은 나의 단념할 수 없는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이태준, <수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