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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정치비평/칼럼
· ISBN : 9788994963433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12-08-21
책 소개
목차
“우리 시대 정치란 과연 무엇인가?”
사랑과 믿음에 근거한 아름다운 공동체를 꿈꾸며
1장 한국 정치의 핵으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2장 가슴 아팠던 노무현 대통령 시절
3장 노무현에게 ‘직언’하는 참모가 있었는가?
4장 ‘졸개’였던 재벌들에게 누가 날개를 달아주었나?
5장 박근혜가 박정희 잘못 시인할까
6장 박정희 미화와 박근혜 현상에 대해
7장 민족적 자각과 민주주의에 눈을 뜨다
8장 함세웅 신부가 본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
9장 아름다운 공동체와 ‘가시덤불’
리뷰
책속에서
# 1장 한국 정치의 핵으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손석춘 검사 출신인데도 삼성과 관련된 증언에 나설 때 생존의 위협까지 느꼈다는 게 여러 가지를 시사해주는 것 같습니다.
함세웅 저도 그래서 놀랐는데, 제가 쭉 듣다가 한마디만 질문했어요. “김 변호사님, 이 모든 것을 공개함에 있어서 혹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에 감옥갈 수 있는 각오가 돼 있습니까” 이렇게 질문을제가 했어요. 그랬더니 잠시 생각한 끝에, 각오가 돼 있다고 해요. “그러면 합시다!” 그렇게 된 겁니다._12쪽
손석춘 교회도 삼성의 그늘 아래에 있어요?
함세웅 그럼요. 우리도 다, 교회공동체도 재벌이 흘리는 부스러기를 먹고사는 공동체니까. 교구장이라든지 주교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정의구현사제단 활동하는 신부들에 대해서 견제를 하는 거예요. 저는 조금 거북하니까 저를 직접 하지는 못하고 젊은 신부들에 대해서 불이익을 주고 이러는 거죠.… 그런데 도청을 예전에 중앙정보부가 한다는 것은 상상했지
만 삼성이 그러리라고는 제가 생각도 못했는데, 도청한다는 거예요. 얼마나 전자기술이 좋으냐는 거예요. 그래서 두려워하면서도, 제가 돈 몇 백만 원을 들여서 제 사무실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도청장치가 돼 있나 안 돼 있나 확인했고, 또 제기동성당 사제관도 다 점검을 했어요.
손석춘 안 나왔죠?
함세웅 네. 그런데 그렇게 확인을 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김 변호사가 “지금 제가 신부님 뵙고 오간 게 다 알려질 겁니다” 그렇게 말했거든요. 제가 놀란 것은 그다음 날 정말 전화가 오는 거예요._14?15쪽
# 2장 가슴 아팠던 노무현 대통령 시절
함세웅 저는 ‘금송아지’ 비유를 새롭게 깊이 묵상했어요. 옛날에는 금송아지 비유를 들을 때, 어떻게 그 히브리인들이 이집트 노예에서 해방된 다음에 하느님한테 그 큰 은혜를 입고도 모세가 시나이 산에 가서 40일 동안 내려오지 않는다고 답답해하면서 그동안을 못 참고 금송아지를 만들어놓고 ‘우리 하느님이다, 우리를 이끌어내신 분이 이분이다’ 이렇게 미련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오늘의 자본주의 사회는 물론 교회공동체까지도 개개인 모두 결국 물질 앞에 재물 앞에 황금 앞에 무릎을 꿇는 그 현상이 삼성을 표지로 해서 나타내준 사건이 아닐까. 실제적으로 삼성의 돈을 안 받아먹은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검찰 중에, 언론인 중에, 공무원 중에. 삼성은 그 모든 언론, 검찰, 특히 공무원들의 승진 구조까지 전부 다 안다는 거예요. 이 사람이 승진될 거다, 그럼 그 사람에게 투자를 하는 거예요. 그렇게 먹이사슬에 예속이 되어 있으니 이게 얼마나 무서워요?_24?25쪽
함세웅 제가 기자들한테 “이건 ‘떡값’이 아닙니다. 어떻게 2,000만 원, 3,000만 원 떡값이 있습니까? 이건 ‘뇌물’입니다. 뇌물로 써주십시오.” 몇 차례 우리가 요청을 했는데도 여전히 떡값이라고 쓰는 거예요. 제가 분노하며 계속 지적했더니 저와 친한 어느 기자는 “떡값이라는 것은 검찰을 조금 조롱하는 뜻도 있습니다” 그러더라고요. “그건 정직한 표현이 아
니다. 그게 어떻게 조롱하는 표현이냐? 너희 기자들 그건 정직하지 못하다. 뇌물이라고 써야지!” 〈한겨레〉 기자한테도 제가 이야기했거든요. “이거 떡값 아닙니다!” 그래도 꼭 떡값이라고 쓰는 거예요. 2,000만 원, 3,000만 원 떡값이 어디 있어요? 제가 언론과 공무원 조직 등이 삼성과 이렇게 먹이사슬로 연결된 부패한 현실을 보면서 슬펐고, 교회도 그러한 모순적 구조에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에 매우 부끄러웠습니다. 아까 ‘저희들이 나서서 정화가 되리라’ 생각하셨다고 했는데, 그것은 저희들에 대한 과대평가이며 너무 크게 기대를 가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손 교수님도 너무 현실의 악마 세력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웃음)_25쪽
# 3장 노무현에게 ‘직언’하는 참모가 있었는가?
함세웅 가장 크게 마음 아픈 것은 민주주의가 정당정치이니 열린우리당을 통해서 대통령이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원래 당을 완전히 배제시켜놓고 청와대를 중심으로, 그것도 부산사람들 일부를 중심으로, 제가 그 당시 국회의원들한테 듣기로는 ‘부산 마피아’라고 그러더라고요. 정치 경험도 없는, 자기와 같이 활동했던 젊은이들만 중심으로 해서 정치를 펼치고 있는 거예요. 또 부산 마피아라든지, 젊은이들, 이광재라든지 안희정이라든지 기업 들락날락하면서 하는, 그러한 식의 이른바 밀실정치 형태, 이런 내용들, 또 평택의 미군기지도 졸속으로 처리하는 그러한 문제라든지._31쪽
손석춘 신부님께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간곡한 직언을 하셨는데 받아들여지지 못했군요.
함세웅 정권 말기에 가서 그때는 이미 여론도 나빠질 땐데, 제가 송기인 신부님 통해서 면담을 청해 이루어진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셨을 때 거의 절망적이었는데 정말 극적으로 그 당시에 대통령으로 당선되지 않으셨습니까? 어떤 의미에서 정치적인 기적인데 지금도 힘을 모아서 또 하나의 정치적인 기적을 이루면 좋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이분이 정권 재창출의 의지가 없는 거예요. 그때 이미 빼앗긴 정권을 자신이 찾아온 셈이니 “나로서 됐다”라는 거예요.
손석춘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함세웅 네. 그다음에 노 대통령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신부님의 생각은 잘 알겠지만,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나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나 뭐가 다릅니까? 다 그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이러는 거예요.… ‘아! 어떻게든 그분 맘 상하지 않게 잘 설득하자’ 하고 계속 말했지만, “제 임무는 이것으로 끝났습니다. 이제는 청와대 민주주의 시스템을 완전히 해놨기 때문에 어느 사람이 대통령이 되든지 이 민주주의는 잘 정착이 되게 돼 있습니다” 이러는 거예요. … 저는 그분의 그런 정치적 오만과 착각, 이 부분이 늘 마음 아파요. 얘기를 계속해도 설득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쉽고, 그런 측면에서 사실은 지금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분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좋은 뜻은 간직하되 그분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고 고백했으면 좋겠어요._32?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