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트랙

이봐, 일어나지 마.
쿠사노는 마음속으로 청년에게 말했다. 아무리 환각이라도 시체가 잠에서 깨어 이쪽을 쳐다보는 것은 싫었다. 하지만 청년은 쿠사노의 바람도 허무하게 눈을 뜨고 말았다. 그리고 나른하게 몸을 일으켜서 티셔츠 안에 손을 넣고 등을 긁적이며 졸린 눈으로 방안을 둘러보았다.
"그냥 자고 있을 것이지."
쿠사노는 혀를 차며 작게 중얼거렸다. 순간 주위를 둘러보던 청년의 환각이 재빨리 쿠사노를 돌아보았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쿠사노의 눈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커튼 사이로 아침 햇살이 가늘게 새어 들어오는 방 안에서 두 남자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내가 보여요?"
요코이 료타는 깜짝 놀란 듯이 자신을 가리키며 쿠사노에게 물었다.
"응, 보여. 그러니까 계속 자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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