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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5904978
· 쪽수 : 674쪽
· 출판일 : 2009-04-10
책 소개
목차
1부
네가 너를 알리라. 너가 네 원수라는 것을!
2부
반역의 日月
작품 해설
노비 출신 학병 박달세의 청춘과 야망-1940년대 상해(김윤식)
작가 연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소년이란, 아니 어린아이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심리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하염없이 갈티로 가는 길을 걸었다. 벼를 거둬들인 논은 강낭수수를 벗겨 먹은 뒤의 강낭수수 같았고, 메뚜기 한 마리 눈에 뜨이지 않았다.
나는 울고 있었다. 왜 울었는가.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감쪽같이 감추고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웃은 어미가 불쌍해서 울었는지 모른다. 이것저것 모르고 험한 밤길을 무거운 짐을 지고 걸어간
아비가 불쌍해서 울었는지 모른다.
하늘과 산 그리고 들은 어제와 같은데 그날 내 눈에 비친 산과 들은 어제의 산, 어제의 들이 아니었다. 언제나 허허하게 넓기만 한 하늘도 어제의 하늘이 아니었다. 보다도 내 자신이 어제의 내가 아닌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열차는 달리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농촌의 풍경이 스친다. 꼭대기까지 벗겨진 산, 을씨년스런 들, 말라붙은 시내, 멀게 가깝게 옹졸하게 웅크리고 있는 초가지붕의 취락. 그런데다 하늘은 침울한 빛깔로 찌푸리고 있었다. 앙상하고 쇠잔한 겨울의 풍경이다. 며칠 전 산양선을 타고 오며 보아 온 일본의 겨울 풍경이 상기되었다. 일본의 겨울 풍경엔 그런대로 살아 있는 사람들의 보람 같은 것이 있었다. 검은 기와, 하얀 벽으로 된 아담한 집들이 상록수 또는 낙엽수의 숲 사이에 다소곳한 차림이었고, 작물을 걷은 후 노출된 논바닥은 정연하게 경지 정리된 흔적으로 하여 문화文化의 내음마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