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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논리와 비판적 사고
· ISBN : 9788996003557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2-02-13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_논리의 적, 오류의 친구
1장 아리스토텔레스의 13가지 오류
1. 나 서울대 나왔어 _분할의 오류
2. 제니퍼의 ‘퓨전 뾰로롱’ _합성의 오류
3. 독도가 우리 땅인 이유 14가지 _반증무시의 오류
4. 한 가닥으로 알 수 있는 스파게티의 맛 _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5. 조사하면 다 나와 _복합질문
6. 예수는 없다 _강조의 오류
7. 채식주의와 폭력성 _선결문제요구의 오류
8. 열역학 제2법칙과 진화 _우연의 오류
2장 삼단논법
9. 간추린 한국 조폭의 역사 _단순매거의 오류
10. 보수주의자는 좌익이 아니다 _대개념 부당주연의 오류
11. 청소년과 타조 _매개념 부당주연의 오류
12. 뇌물을 받으면 춥다 _사항오류
13. 찰스 강변의 교통 체증 _후건긍정의 오류
14. 서른 잔치는 끝났다 _매개념 부주연의 오류
15. 서울국립대 폐지론 _전건부정의 오류
16. 로마 황제는 기독교인 _소개념 부당주연의 오류
3장 형식 오류와 비형식 오류
17.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 _패러독스
18. 어떤 국회의원은 멍청이 _전칭양화사 오류
19. 죄수의 딜레마 _딜레마
20. 멍청한 사람은 대개 보수적 _부당환위
21. 자장면으로 통일 _선언지 긍정의 오류
22. 색즉시공 공즉시색 _배중률의 오류
23. 데카르트의 순환 _순환추론
24. 오랑캐와 화친함은 매국이니라 _분리선언의 오류
4장 인과론 : 원인과 결과
25. 모로 가도 서울만 가자 _결과론의 오류
26. 잘못되면 조상 탓 _결합효과의 오류
27. 당나라의 멸망 원인은 가뭄 _인과-연관 혼동의 오류
28.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_인과도치
29. 9.11은 신의 심판 _동시발생의 오류
30. 깨진 유리창을 고쳐라 _도미노 오류
31. 역사가 나를 방면할 것이다 _미래도피
32. 마녀사냥과 종교재판 _정보낚시
5장 언어의 정의
33. 델피의 신탁 _애매문 오류
34. 스테이크보다 맛있는 빵 _애매어 오류
35. 깃털 없는 두 발 짐승 _확대정의 오류
36. 금발에겐 안 팔아요 _정형화
37. 대머리는 없다 _구레나룻의 오류
38. 창고 밖에서 열쇠 찾기 _범주오류
39. 오캄의 면도날 _오캄의 면도날
40. 고문의 정의(定義)와 정의(正義) _개념 재정의 오류
6장 연역논증
41. 누군가 시계를 만들었다 _유비추론 오류
42. 대통령이 말했으니까요 _권위호소의 오류
43. 이라크에 파병을 하지 않았다면 _만약에 오류
44. 고구려가 통일했다면 _임의추정의 오류
45. 벤젠고리와 뱀 꿈 _발생적 오류
46. 여자와 북어 _비유의 오류
47. 세계 최초의 목판 인쇄물 _카드 술수
48. 어쩌다 딸만 일곱을 _도박사의 오류
지은이의 글 40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먼저 애매어 오류이면서 매개념이 모호한 경우의 예를 살펴보기로 한다.
뇌물수수가 드러나면 옷을 벗어야 한다.
옷을 벗으면 춥다.
그러므로 뇌물수수가 드러나면 춥다.
이 경우 매개념인 “옷을 벗다”는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대전제에서는 “직장을 그만두다/쫓겨나다”의 뜻이고, 소전제에서는 문자 그대로 옷을 벗는 행위를 나타낸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의미의 매개념을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여 매개시킬 경우 오류가 발생한다. 즉 형식적으로는 3항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4항으로 이루어져 있어 삼단논증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본문 109쪽. <사항오류>
논리적으로는 모순이면서 우리의 삶에서는 진실이 뚝 뚝 묻어나는 ‘오류’를 다시 한 번 지적하고 싶다.
“모든 사람은 어머니가 있다.”
“그러므로 어떤 어머니는 모든 사람의 어머니이다.”
위 명제에 오류가 있다는 점은 앞에서 지적하였다. 그러나 우리 삶에선 그 오류가 진실이 되어버리는 순간이 있다.
1987년 4월 서울 수유리 4.19묘역에 약 2~3만 명의 대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은 마치 승천을 준비하는 이무기의 꿈틀거림처럼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더 이상 거짓과 폭력이 지배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의지가 열기를 발하던 순간이었다. 이때 4.19를 맞아 학생들과 시민들은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였다. 4.19항쟁을 기념하는 행사의 중간에 전태일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가 등장하였다. (…중략…)
그 어머니가 단상에 모습을 보이자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2~3만 명의 학생들이 누구의 뜻이라고 할 것도 없이 동시에, “어머니!” 하고 외쳤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전태일의 어머니는 ‘모두의 어머니’가 되었다. 그 순간만큼은 그는 모두의 어머니였다.
―본문 165~166쪽. <전칭양화사 오류>
독재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감옥에 가야 한다. 그렇게 감옥에는 젊은 피가 끊임없이 수혈되면서 다음 혁명을 준비한다. 그러나 감옥의 현실은 배고픔과 절망이 가득한 냉소뿐이다. 영화 <장님의 나라>에서 감옥에 갇힌 죠와 그의 친구가 나누는 조롱 섞인 대화에 이런 것이 있다.
1. A slice of bread is better than nothing. (빵 한 조각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2. Nothing is better than juicy steak. (맛난 스테이크보다 더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3. So, a slice of bread is better than juicy steak. (그러므로, 빵 한 조각은 맛난 스테이크보다 좋다.)
영어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자조적인 조롱이 잘 드러난 대사이다. 이 비아냥은 애매어와 삼단논법이 교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전혀 다른 뜻의 이 문장에서 nothing이라는 매개념을 의미가 아니라 모양으로만 취한다면, bread는 nothing보다 낫고, nothing은 steak보다 나으므로, bread는 steak보다 낫다는 노리에 이르게 된다.
이 논증은 영화의 핵심을 전하고 있다. 그것은 조롱이면서 동시에 깊은 진실을 담고 있다. 빵이 스테이크보다 좋다는 말은, 국민의 가난한 삶을 교묘한 말로 호도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며 조롱이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서민들을 위한 빵이 부유층을 위한 스테이크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은유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본문 299~300쪽. <애매어 오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