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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6018933
· 쪽수 : 366쪽
책 소개
목차
개정판 서문
어머니의 편지
꿈꾸는 인형
가족의 초상
나의 스토커
첫 만남
피의 언어
상실의 시간
추방자
비상(飛上)
초판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내 이름은 정경아. (……)
세상의 반을 돌면 나는 또 다른 사람이다.
나는 제인 마리 브라우어. (……) 내게는 언니가 한 명 있다. 나와 피를 나눈 친자매로, 나와 같은 집에 함께 입양되었다. 나는 다섯 살 때 판사 앞에 서서 성조기에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자랑스러운 미국 시민이 되었다. 대평원의 땅, 일직선으로 죽 뻗은 지평선상에 하늘과 땅이 끝없이 맞닿아 있고, 루터교회가 광활한 옥수수밭에 점점이 흩어져 있으며, 종교적 금욕주의가 자손 대대로 뼛속 깊이 박혀 내려오는 땅에서 나는 다시 태어났다.
엄마의 이야기들은 내 피부를 뚫고 핏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로부터 엄마의 용기가 스며 나와 (엄마를 살게 한 것은 용기였을까, 고집이었을까? 아니면 순전히 고된 일상이었을까?) 먼 이국에서 살아온 나 자신의 이야기들 속으로 배어들고 녹아들면서 내가 엄마의 딸로 바뀌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 엄마, 이제야 당신을 알겠어요.
엄마, 이제 나는 당신의 몸 구석구석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벌거벗은 몸이 나에게는 전혀 충격이 아니었고 당신에게는 창피한 일이 아니었지요. 당신이 엄마로서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을 난 그제야 처음 알게 되었어요. 내가 당신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요. 내가 당신의 몸과 당신의 심장을 물려받은 딸이라는 것을요. 설령 글로 당신을 되살리는 데 실패하더라도, 내 속에 흐르는 ‘피의 언어’로 나는 영원히 당신을 기억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