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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6154600
· 쪽수 : 197쪽
· 출판일 : 2008-09-05
목차
- 머리글
- 추천의 글 / 공선옥 소설가
[1]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정들겠네!
만 원짜리 한 장이면 종일 어울리고도 남는다
함지박째 내놓은 안주에 한식구처럼 숟가락질
모르는 이와도 한 상에서 허물없고
너스레 손님도 좋고 술취한 손님도 좋고
반바지 차림에 부채 하나 들었다고 흉 될게 없고
독작만으로도 행복한 시장통 선술집
'포살롱'이라고 아실랑가
자, 한잔씩 들자고, 이런 자리는 심각하면 못써!
딸들은 엄마 불러내고 남편은 마누라 불러내고
[2] "한 번 잡사 봐"
통곡 뒤끝같은 맛, 홍어탕
죽기 살기로 먹는 음식
같잖은 간재미 좆이 둘?
스산한 날 식구들 모여 앉아 까먹던 꼬막 맛처럼
머릿고기 순대 썰어놓고 새우젓 찍는 맛
술꾼 속 헤아리는 매생이국에 쭈꾸미까지
손대중으로 넓적넓적 썰어낸 돼지목살 굽는 내음
지글지글 고기 굽는 꼬순내에 술 생각 절로절로
갯가 것이야 제 몸에서 저절로 맛을 내요
장생주 막걸리에 홍어 잡탕 얼씨구
바로 이맛, 손맛만 남았네!
황사먼지 컬컬한 날 초무침에 막걸리 사발이라!
암뽕순대에 선지국에 막걸리 한잔
국물 마시랴, 우렁 까먹으랴
[3] 술청 분위기에 취해 볼딱지 꽃 피고
술잔에 무등산 고스란히 들이고
오래된 밀창문 슬며시 들여다보고 싶은 집
용전 들노래에 막걸리 술술 넘어가고
'복 복'자에 '쌍희 희'자 새겨진 두툼한 사발에 막걸리 한 잔
옴팍한 매력에 낮 시간도 '술시'되고
사통팔달 육거리 팔거리 술집들
막걸리잔 놓고 인생상담 하염없고
평소 처신이 술안주가 되기도 하고
밤새 젓가락 장단 맞춰 '고래사냥' 부르던 시절 떠올라
저마다 뜨끈한 사연 국물에 말아먹는 곳
솔바람 이는 삼거리서 등산객 발목잡네
찬바람 나면 연탄화덕에 메추리 구울 때
자글자글 민물매운탕 주거니받거니
청국장 절절 끓는 방구리에 둘러 앉아
후루룩 국밥에 막걸리 한 잔
연탄불에 전어 굽는 냄새
[4] 허름한 선술집 빛나는 주인장들
'안주일체'는 없고 쥔아주머니 '붙임성'으로 30년
그 집 아짐 오지랖 넓어 문화예술계 사람 쭉 꿰고
40년 연조 녹아있는 탁주 한 잔
선술집 돌면서 앳된 주인은 또 처음이라
작은 액자 속에 우리네 가족사 다 들어 있고
이름 좀 안 이쁘면 어쩐다요! 사는 것이 이쁘면 되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