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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6277668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긴 여정, 그 후
제1부 총과 펜의 무덤, 아프간
“이거 세계 3차대전이야!”
아프간과의 첫 인연
파키스탄 공항서 벌어진 소동
배앓이 잊게 해 준 팩 소주
홀로 찾아간 난민캠프
잊지 못할 두 사람, 샤밈과 와카스
한국기자 최초로 아프간 진입
테러 양성소와 탈레반 군부대
생명의 구호 “알라, 아크바르!”
카불 입성, 환영객은 전차군단
귀로, 외국기자들의 피살
가공할 폭탄 세례의 밤
이국서 떠오른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
폭탄으론 진정한 승리 없다
제2부 전쟁 저널리즘
총 대신 펜을 든 종군기자
죽음을 무릅쓴 특종 전쟁
애국심이냐 진실보도냐
전장의 서정과 인간애
우리나라의 해외 종군기자들
재난 저널리즘
제3부 이슬람의 자스민 혁명
사막에 핀 민주주의 꽃
꽃이 어디 하루아침에 피랴
나라마다 색깔 다른 ‘신의 선물’
불길, 동북아에도 번질까
막을 수 없는 SNS의 힘
빈 라덴을 둘러싼 음모론
제4부 새로운 시작
박수 받을 때 떠나다
처음 경험한 백수생활
운명, 그리고 인생역정
보람 있고 올바르게 산다는 것
잘 산다는 것, 자유롭게 산다는 것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통일과 참된 선진국을 꿈꾸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네들 말로는 9·11에 대한 응징 보복이자 테러의 뿌리를 뽑기 위한 명분 있는 전쟁이라고 했지만 제3자의 시각에서는 일방적인 폭탄 세례였다. 명색이 전쟁이라면 서로 치고, 받고, 밀고 당기는 최소한의 힘겨루기가 있어야지, 이 싸움은 그런 양상이 아니었다. 덩치 좋은 대학생이 ‘못된 짓 했다’며 초등학생을 마구 두들겨 패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죽하면 미국 당국자 스스로도 ‘더러운 전쟁(dirty war)’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는가.
내 옆자리에는 비교적 젊은 말레이시아인 무슬림이 앉아 있었다. 그가 친근감을 표시하면서 말을 걸어 왔다. ‘난사르’라는 28세 교사였다. 운이 좋게도 나는 비행시간 내내 그 난사르를 통해 이슬람과 그것을 믿는 무슬림에 대한 개략적인 ‘브리핑’을 들을 수 있었다. “무슬림들에게는 현세(現世)와 내세(來世)가 있다. 현세는 내세로 가기 위한 전 단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무슬림들에게는 현세에서 겪는 가난이나 고통, 심지어 죽음 따위가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다. 그런 고통을 당하면 당할수록 오히려 내세에서는 더 행복한 삶으로 알라 신이 인도해 준다고 믿는다.”
“미스터 홍, 지금 빨리 페샤와르에 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실은 그 며칠 새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프간 전황(戰況)이 완전히 미·영 연합군 쪽으로 쏠리면서 수도 카불 함락이 오늘내일 하고 있었다. 나는 즉각 짐을 싸서 페샤와르로 향했다. 물론 혼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