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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7225491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8-10-19
책 소개
목차
10 사과로 시작하는 글
14 커피와 담배
19 안부
23 베란다의 풍경
27 건강잡담
31 바람을 그리는 사람
36 커튼 뒤에서
40 봤지만 보지 못한 것
44 차마 그릴 수 없는 풍경
49 부끄러움
54 최초의 기억
59 매일 걸어도 낯선 길
63 장소 바꾸기
68 기다리는 시간들
73 우연을 지나치게 믿는 사람
78 열심히 지켜보기
82 손톱
86 어두운 바와 촛불
91 담배 피우는 여자
95 담배 피우는 여자들
99 잘 하는 것 / 좋아하는 것
103 온 힘을 다하지 않기
108 해명하기 위한 그림
113 동그란 사물들과 크게 뜬 눈
117 관절염이 쏘아올린 작은 공
저자소개
책속에서

노트를 펴고 한숨 쉬며 몇 주를 보내고 나니 더는 미룰 수 없게 되었다.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뭔가 비범하고 창의성 넘치는 예술가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실상 나의 작업은
네모를 그리고 바라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네모를 그리는 이유도 별것 없다. 종이의 사이즈와 상관없이
백지는 내게 무한한 영역이어서 끝없는 공간에 테두리를 치는 거다. 여기저기로 흩어지는 생각들을 이 안
에서 정리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카메라로 치면 뷰파인더이고, 연극으로 치면 무대인 셈이다. 내가 무엇을
골라 담아 이 안에 넣을지, 예상하지 못한 것들이 출몰하지는 않을지 유심히 바라보고 상상해야 한다. 이
과정은 너무 산만해서 차분히 무언가를 쌓아 올리기 전에 대부분 리셋된다.
그러니 나는 그냥 네모를 바라본다.
- <이건 그릴 수 없겠지> 기다리는 시간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