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종교문화
· ISBN : 9788997472338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3-03-21
책 소개
목차
서언: 죽음의례와 죽음
제1부│죽음의례의 변화
전통시기의 상례 문화
전통 죽음의례의 변화와 경향
한국 불교 죽음의례의 유형과 최근의 변화
한국 기독교 죽음의례의 변화 과정과 현재
제2부│죽음의례의 새로운 양상
상조회사의 등장과 죽음의례의 산업화
병원의 장례식장화와 그 사회적 맥락 및 효과
최근 죽음처리 방식의 변화와 그 사회적 맥락 및 효과
천도재의 새로운 양태
죽은 이들의 혼례, 삶의 현실 재현과 대응
부록│일본 장례의 역사와 변화
장례의 일본사
장례식의 변화와 영혼관의 변화
근·현대 일본사회의 장례 문화
책속에서
죽음의례는 그것이 상(喪)이든 장(葬)이든 제(祭)든 죽음을 수용하고, 주검을 추스르고, 죽음을 마음에 담는 일련의 몸짓입니다. 버려진 주검과 추스른 주검을 견주어 보면 결국 의례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존재하는 여러 현실을 의미 있는 어떤 것으로 승인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의미를 빚는 연희구조(演戱構造)’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그러므로 죽음의례는 죽음에서 비롯하는 주검은 물론 죽음 사건 자체를 겪는 개인 및 공동체와 해당 문화 전체의 죽음 의미를 축조하는 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상례 문화는 19세기 후반부터 진행된 근대화 과정을 통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한 가지 사례로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화장률은 한국의 상례 문화가 전통 시기와는 완전한 단절의 길로 들어섰다는 느낌을 준다. 전통적으로 매장을 선호했던 경향을 감안한다면 죽음을 처리하는 태도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되는 정황이 포착된다. 그러나 역사적인 안목을 좀 더 길게 확장해 보면, 화장이 매장보다 선호되던 시기도 있었다. 고려 시대는 화장이 일반적인 장법(葬法)으로 자리 잡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보면 한국인에게 화장이 전혀 낯선 장례 문화인 것만은 아니다. 물론 오늘날 화장률의 증가 원인을 고려 시대처럼 불교의 영향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는 점은 주목을 요하는 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검을 처리하는 장례 방식은 매장과 화장의 두 가지로 나뉜다. 아울러 화장을 했을 경우에는 유골을 안치하는 추모 공간을 남길 것인가 무화할 것인가 등에 대한 모색이 따르게 된다. 주검에 대한 훼손 없이 땅으로 돌려보내는‘매장’과 인위적으로 불태우는 ‘화장’, 망자를 기리기 위한 상징물을 남기는‘무덤’·‘납골봉안’과 그러한 흔적마저 자연으로 돌려보내는‘산골’은 상호배타적이다. 그러나 장례 문화가 변화하는 현시점에서 바라볼 때 이들은 절대적 가치나 견고한 관념 속에서 작동하기보다,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요소가 공존하고 관습적 의례와 종교적 관점 등 이 교차하는 좌표의 여러 지점에, 각자의 상황과 여건에 맞추어 선택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화장=불교’라는 등식은 해묵은 관점에 불과하게 되었으며, 화장은 불교적 의미와 무관하게 현실적 문제에 대한 대안 속에서 주목하고 있을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