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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종교문화
· ISBN : 9791166290473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1-08-20
책 소개
목차
제1부 - 비평
종교현실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 -정진홍
죽어서 받는 이름 시호(諡號) -이욱
외줄타기와 송장 자세 -장석만
조선시대 태(胎)와 땅, 그리고 돌의 문화 -이욱
죽은 나의 몸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구형찬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는 인디언 -유기쁨
웰빙의 시대와 불사, 혹은 영생의 종교 -안연희
한국 귀신의 소망 -이용범
다크투어리즘과 도호쿠오헨로 -박규태
“왜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지요!” -박상언
백년 전 전쟁터에서 보낸 편지들을 읽으면서 -최정화
서세동점(西勢東漸)과 동세서점(東勢西漸)의 차이 -윤승용
조약, 통역, 선교 -이진구
올림픽 송가 <이매진>의 종교성과 무신론 논란 -송현주
“우리는 종교를 가지고 있어요” -이진구
성공을 권하는 사회 -하정현
“말을 함으로 말을 버린다”(因言遣言) -이민용
종교, 양심의 이름으로 괴롭히는, 구원의 이름으로 단죄하는 -민순의
인간, 괴물, 몬스터 -김태연
신이 선물한 최고의 악기는 악기 -홍승민
전제적 종교와 인본적 종교 -이혜숙
제2부 - 시평
치병의 기적과 치병 의료 봉사 -정진홍
행복, 종교, 내셔널리즘 -박규태
탈경계의 현대종교 -송현주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 먹고 먹일 것인가 -민순의
공의회의 아들이 도회지 교회를 이끌다 -조현범
프란치스코 교황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최현주
종교개혁 500주년과 프로테스탄트 패러다임의 미래 -신재식
종교개혁과 점성술 -최화선
올림픽과 달력, 그리스도교 -신재식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상고사·고대사 서술 -윤승용
대한민국 대통령과 켈로그의 종교 사용법 -박상언
사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무너져가는 영화 <나랏말싸미>를 애도하며 -김윤성
‘자기 배려’로서 <라이온킹>, 그 성장 이야기 -도태수
제3부 - 단상
떠도는 삶들을 생각한다 -이민용
“어찌할 수 없는[不得已]” 인생의 편안함 -최수빈
동물에 대한 단상 -이용범
유교의 몰락에 관한 단상 -김호덕
민간유교라는 개념에 대한 단상 -이연승
순교(殉敎)와 시복(諡福)에 관한 짧은 생각 -조현범
알파고 단상 -구형찬
축원에 관한 단상 -이혜숙
롤랑 바르트의 마지막 강의, 그리고 종교학 강의에 대한 단상 -안연희
제4부 - 구상
반야심경과 분류체계 -장석만
‘인간적인 것 너머’의 종교학 -유기쁨
인도-유럽의 신화 비교와 학문적 상상력 -하정현
캉유웨이[康有爲]의 기이한 부활 -이연승
종교학과 신(神) -윤용복
종교와 심리치료의 경계는? -우혜란
“잊혀진 꿈의 동굴” 혹은 기원에 대한 상상력 -최화선
시간의 무게 -이창익
순례와 일본의 불교문화 -허남린
현장의 목소리, 기록관을 만날 때 -심일종
‘지양’의 의미와 헤겔, 그리고 버틀러 -김태연
‘잊은 나’는 ‘잃어버린 나’일까? -최수빈
도철 읽기와 보기 -임현수
45년의 기다림, 엔게디(Ein Gedi) 두루마리 문서의 복원 -도태수
종교와 머리카락 -이창익
‘성스러운’ 체액(體液) -우혜란
인간희생제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임현수
하느님의 올바름을 묻는 요즘 영화들 -방원일
다큐멘터리 영화 <만신>과 TV 다큐멘터리 <신의 뇌>, 그리고 종교학 상념 -김윤성
넷플릭스로 배운 신종교 -방원일
저자소개
책속에서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우리가 직면하는 종교의 현실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지금이 그러해야 하는 때인 것 같습니다. 해답이라고 이해해 온 종교가 정치사와 다르지 않게, 그 소용돌이 속에서 종교들의 ‘흥망성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인간이 종교적이기를 지속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웰빙과 웰다잉의 시대! 방점은 죽음과 삶보다는 ‘잘’에 찍힌다. 이제 종교도 그에 부합하는 실용적이고 공리주의적 사용가치에 따라 값이 매겨지고 존재 의미를 부여받는다. 그렇게 볼 때 이미 충족된 불사와 영생이 오히려 악몽이 될 수 있음을 엿본 현대인들에서 불사와 영생을 말하는 종교는 뒷북치는 이야기, 시류에 동떨어진 촌스러운 메시지로 들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죽지 않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 현대인의 모든 일상뿐 아니라 종교 담론도 주도하고 있다. 죽는 것보다 재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것, 고통 속에 자신의 삶과 가족의 삶을 소진하는 것, 고통을 대물림해야 하는 것, 삶이 죽음보다 끔찍해지는 것이야말로 더 철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최고’라는 옛 속담의 공감대가 사뭇 약화된 이러한 현대 종교문화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죽음과 삶에 대한 익숙한 종교적 물음과 해답을 되묻고 그 유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여기서 ‘종교’라고 하는 개념이 단순한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 현실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정치적 개념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푸에블로인의 경우에게만 해당되는 것인가? 중국의 유교(비)종교론, 일본의 신사(비)종교론, 그리고 한국의 단군상 논쟁에 이르기까지 ‘종교’ 개념의 정치적 효과와 관련하여 등장하는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이는 서구 근대성의 영향을 받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개신교를 암묵적 모델로 한 서구 근대 세속주의의 자장 속에서 형성된 종교 개념이 식민주의의 확장과 더불어 나타난 현상으로서, 종교는 어떤 본질을 지닌 고정불변의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의 욕망에 따라 끊임없이 그 내용이 (재)형성되는 매우 불안정하고 논쟁적이고 정치적인 개념임을 다시 한번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