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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97969364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4-09-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장 길 위의 경제 : 청년백수와 직업
노는 남자들|과객질과 무명|‘사돈의 팔촌’- 핏줄과 경제|우정의 경제학 - 잃어버린 낱말을 찾아서|약탈과 공생, 그 어울림과 맞섬|백수는 미래다!
2장 길 위의 배움 : 청년백수와 공부
‘배우는’ 남자들|배워서 뭐하나?- 아무 이유 없다!|‘백수’에서 ‘달인’으로!|이야기와 서사, 달인들의 공부법|스승과 제자, 냉정과 열정 ‘사이’|앎, 축제 혹은 평상심
3장 길 위의 우정 : 청년백수와 친구
‘솔직한’(?) 반역자|친구가 뭐길래!-우정과 인생|싸우면서 ‘정분’ 난다!|이야기는 ‘힘’이 세다!- ‘말잔치’|의형제, 피보다 ‘찐하고’ 연인보다 더 ‘에로틱한’
4장 길 위의 에로스 : 청년백수와 사랑
이 ‘풋풋한’ 사랑 - 청년 꺽정이|길 위의 사랑 - 충만한 신체, 충만한 대지|“너는 내 운명”- 일편단심 민들레들|사랑 따윈 필요 없어! - 곽오주|귀신도 못 말리는 열애 - 봉학이|‘이 죽일 놈’의 사랑 - 배돌석이|‘여인천하’ 혹은 위풍당당 그녀들|에로스와 유머 - ‘젖의 보학’
5장 길 위의 가족 : 청년백수와 결혼
데릴사위, 불안한 정규직|장모님은 아무도 못 말려!|카사노바와 조르바 ‘사이’- 중년 꺽정이|세상에서 제일 ‘자미난’ 부부싸움
6장 길 위의 복수 : 청년백수와 원한
복수의 두 가지 코스 : <괴물>의 ‘박강두’와 <밀양>의 ‘신애’|복수의 화신 1-“개호령을 겁낼 내가 아니오”|복수의 화신 2-“호랭이들을 모조리 잡아 죽여주십시오”|복수의 화신 3 - “집안을 도륙내주십시오”|소인배들의 초라한 말로-자업자득!
7장 길 위의 존재 : 청년백수와 독립
꺽정이, “극히 천하구 극히 귀한”|반역과 객기 ‘사이’|원초적 동력, ‘자존심’|‘홀로서기’ - ‘가출’하거나 ‘출가’하거나!
8장 길 위의 공동체 : 청년백수와 조직
갖바치의 ‘코뮤니티’-낯설고도 특이한|청석골, 난민촌 혹은 ‘인디언 공동체’|‘도중회의’-축제와 유머|전략 1 - 잠행과 변신|전략 2 - 엑스피드|움직이는 요새 - 동번서번!|소설 『임꺽정』과 노마디즘이 만나면?
부록
『임꺽정』의 사상|라디오 스타:‘이주민’들의 접속과 변이|『임꺽정』 등장인물 캐리커처|『임꺽정』 인물관계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꺽정이는 요즘말로 치면, ‘비국민’이다. 그런데도 절대 기죽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간다. 양반과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저항만이 아니라, 그런 가치들을 훌쩍 뛰어넘는 자유를 함께 누리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정말 ‘감동먹었다’. 천민에다 백수면서도 이렇게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다니. 따지고 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조선의 선비들도 그렇지만, 그리스 시대에도 자유인은 직업이 없는 이들이었다. 정규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바로 노예였다. 평생 한 가지 직장과 노동에 붙들려 있는 것, 그것이 노예의 저주받은 숙명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토록 정규직을 열망하는가? 과연 그게 자연스러운 생존본능일까? 백수는 임금노예인 정규직을 얻지 못해서 안달복달하고, 정규직은 언제 거리로 내몰릴지 몰라 안절부절하고. 그래서 결국 백수나 정규직 모두 노예가 되어 버리는 이 기막힌 현실! 이 모순과 부조리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우리들에게 꺽정이와 그의 친구들은 말한다. 제발 그렇게 삶을 방기하지 말라고. 자기 자신을 좀 믿어 보라고. 길 위에도 얼마든지 ‘자유의 새로운 공간’이 존재한다” (인트로, 「‘집의 시대’에서 ‘길의 시대’로」 중에서)
“근대 이전은 구술문화의 시대다. 모든 것이 구술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 시절, 이야기는 소통의 수단이자 오락이요 예술이었다. 또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그에 반해, 우리 시대는 서사가 사라졌다. 사람들은 서사적 본능을 망각해 버렸다. 자신의 일상, 자신의 인생, 자신의 배움이 모두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까먹은 것이다. 동시에 청각도 잃어버렸다. 청력 자체도 현저히 떨어졌지만 경청의 힘을 익히려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자신의 속내와 인생역전을 멋들어지게 이야기할 줄도 모르지만, 남의 사연을 허심탄회하게 들을 줄도 모른다. 결국 남의 이야기는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엿보고, 자기 이야기는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사, 아니면 종교인들에게 털어놓는다(이런!). 임꺽정과 그의 친구들을 보면 서사와 경청이 하나의 능력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매혹적인 교량이라는 것도.
공부의 원리도 마찬가지다. 이야기를 하려면 판이 벌어져야 하듯이, 공부를 하려면 반드시 ‘터’가 있어야 한다. ‘스승과 도반道伴 함께 도를 닦는 벗, 도량道場 수행처’이 있는 터. 터는 넓을수록 좋다. 그 배움‘터’들의 네트워크, 거기가 바로 백수지성의 산실이다”(본문 2장 ‘길 위의 배움 : 청년백수와 공부’ 「이야기와 서사, 달인들의 공부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