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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이야기/사진가
· ISBN : 9788998120115
· 쪽수 : 228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강재훈
들어가는 말 이자벨 프랑크
시작하면서 -‘제네시스’
나의 고향
다른 곳 아닌 프랑스에서
카메라의 셔터 음
아프리카, 나의 또 하나의 브라질
젊은 투사, 젊은 사진가
사진, 내가 살아가는 방식
‘다른 아메리카들’
절망에 빠진 세계의 이미지들
매그넘에서 아마조나스 이미지스로
‘인간의 손’
광산 세계
‘엑소더스’
모잠비크 대장정
르완다
죽음을 마주하다
오! 인스치투투 테하, 유토피아의 실현
처음으로 돌아가
‘제네시스’와 인간
기원에 대한 존중
나의 디지털 혁명
사바 여왕의 자취를 따라
흑백 세상
네네츠 족과 함께
나의 가족
끝맺으면서
세바스치앙 살가두 수상 경력
리뷰
책속에서
그러한 느림은 사진의 느림이기도 하다. 비행기, 자동차, 열차가 지구의 어느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아무리 재빨리 데려다준대도 현장에서는, 사진을 찍는 그 순간만큼은 느긋하니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인간, 동물, 삶의 속도에 자신이 맞춰가야 한다. 우리 세상이 오늘날 아무리 빨리 돌아가도 삶 자체는 그러한 척도에 매여 있지 않다. 사진을 찍으려면 삶을 존중해야 한다.
세계 구석구석에서 사람들은 비슷비슷한 경제적 논리들 때문에 도시로 떠난다. 그러한 경제적 논리들은 소수에게 이익을 안겨주고 다수에게 빈곤을 안겨준다. 어디서나 인구 과밀은 궁핍, 폭력, 전염병 등등의 악을 퍼뜨린다. 새로운 밀레니엄으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나는 이처럼 자신의 터전을 떠난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회에 편입되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 자신의 뿌리에서 떠난 용기, 낯설고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기리고 싶었다. 모두가 그 나름의 방식대로 이 세상에 도전 정신과 풍부한 차이를 더해주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21세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가족이 연대와 공유를 기반으로 다시 한 번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항상 인간을 존엄한 모습으로 보여주고자 노력해왔다. 그들 대부분은 잔인한 운명, 비극적 사건의 희생자들이었다. 그들은 집을 잃고서, 혹은 가까운 사람, 자기 자식이 살해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사진에 찍혔다. 대부분 무고한 사람들, 그런 불행을 당할 만한 이유가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모두가 그런 일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사진을 찍었다. 그건 내 시각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내 사진을 보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나의 목표는 어떤 교훈을 주는 것도 아니요, 연민을 자극해서 양심을 촉구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도덕적.윤리적 의무를 느꼈기 때문에 그 이미지들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렇게 묻고 싶은 사람들도 있으리라. 그처럼 고통스러운 순간에, 뭐가 도덕이고 뭐가 윤리란 말이오? 죽어가는 사람을 마주하고서 내가 셔터를 누를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심하는 그 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