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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진화론
· ISBN : 979119842425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5-08-27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다윈 이전
1장 화석 발견자
2장 아리스토텔레스와 설계
3장 진화의 시인
4장 인어와 인간에 대하여
5장 생말로의 수학자
6장 디드로의 꿈
7장 서서히 움직이는 대양
8장 피부 한 겹 차이
9장 바다에서
10장 눈 어두운 두더지와 도도새
11장 가엾은 초목에 대하여
12장 창조자의 부재
13장 정원사의 완두콩
14장 다윈의 등장이 예고되다
2부 다윈의 등장
15장 비글호 항해 전
16장 HMS 비글
17장 폭풍 전야
18장 『종의 기원』
19장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20장 다윈의 의심
21장 설계의 문제
22장 신
23장 단순한 형태의 자연 선택
3부 진화 이야기
24장 시초
25장 남세균
26장 생식
27장 다세포 생물
28장 군비 경쟁
29장 바다를 벗어나
30장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
31장 실수가 일어났다
32장 고래 이야기
33장 성 선택
34장 이타주의
35장 공진화
36장 뇌
37장 수렴 진화
38장 유전적 부동
4부 이 모든 것 놀라워라
39장 자발적 진화
40장 우리는 유일무이한가?
41장 우리는 여전히 진화 중인가?
42장 단지 이론일 뿐
43장 진화심리학
44장 진화의 예측력
45장 우리는 유일무이하다
46장 끝없는 이야기
참고 문헌
책속에서
애닝과 남동생이 우연히 발견한 물건은 해골이었다. 그것도 아주 넓적한 해골. 길이만 120센티미터가 넘었고 들쭉날쭉한 이빨이 남아 있었다. 남매는 처음에 악어를 발견한 줄 알았다. 문제는 그 지역엔 악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거기는 영국이었다. 혹시 다른 것일 수도 있으려나? 애닝은 의문을 품었다. 미확인 생물은 아직 생각도 못했던 시절이었다. ‘공룡(dinosaur)’이라는 단어도 나오기 전이었다. 1840년대에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고생물학자 리처드 오언이 이 단어를 처음 내놓기까지애닝의 발견이 이바지한 바가 결코 적지 않았다. 악어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애닝 남매는 뭔가를 절벽에서 끄집어냈고 뭔가가 더 있으리라 짐작했다. 애닝은 작정을 하고 계속 화석을 찾았다. 그 노력은 결실을 거두었다. 그 전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거대한 동물의 골격을 발굴한 것이다. 인간에게 목격된 적 없는 동물이 분명했다. 남매는 이것을 지역 수집가에게 팔았고 그 수집가는 나중에 영국 박물관의 찰스 쾨니그에게 팔았다. 쾨니그는 이 발견에 마음을 빼앗긴 나머지 친히 그 동물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리하여 그 동물은 익티오사우루스(Ichthyosaurus, ‘물고기 도
마뱀’이라는 뜻)가 되었다.
자연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자연에 둘러싸여 살았다. 해가 뜰 때 일어나 서둘러 아침을 먹고 밖에 나가서 두 손을 흙과 바닷물에 담갔다. 그는 창조주가 우리에게 준 경이로운 생물들을 자신이 직접 이 세계의 동반자로서 보기 원했다. 그 생물들을 이해하는 것이 진리에 더욱 다가가는 길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포함하는 모든 동물을 복잡한 위계의 사다리로 분류하고자 했다. 그 사다리의 꼭대기에는 창조주, 곧 이 모든 것을 시작한 이가 있다. 부동의 원동자(不動의 原動子, Unmoved Mover). 그리고 사다리의 밑바닥에는 광물이 있다. 꼭대기와 밑바닥 사이에 식물, 동물, 인간이 복잡한 순서를 이루고 있다. 각각의 존재는 그것이 얼마나 복잡다단한지, 그리고 어떤 기능 혹은 목적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분류된다.
파괴적이고 전복적인 책들은 어디서든 튀어나왔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철학자 쥘리앵 오프루아 드 라 메트리의 책이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다.
『인간 기계론』이라는 그 책에서 라 메트리는 인간의 신체 내 작용, 욕망, 행동을 일종의 로봇에 비유했다. 우리는 마치 아무 생각 없는 자동 기계처럼 지시 없이도 작동하고 물리 역학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 라 메트리는 자유 의지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의 움직임, 결정, 감정을 이끄는 정신이나 영혼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달리 말하자면, 인간이라는 기계에 유령은 없다. 눈의 역학, 뇌의 역학이 있을 뿐이다. 눈과 뇌의 상호 작용이 만들어낸 생각들 자체도 물리적 과정의 결과다.



















